주호영 국민의힘 헌법개정특별위원장이 4일 오후 국회부의장실에서 열린 특위 출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의 자체 개헌특위가 4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권력구조 개편을 최우선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개헌특위 위원장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0년째 개헌론이 쳇바퀴만 돌고 있다”며 “대선 후보들은 자신의 개헌 계획을 밝히고 이행을 담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엔 개헌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주 위원장은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제를 유지할 것인지, 지방분권형 개헌으로 대통령 권력을 지방으로 나눌 것인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론적으로 의원내각제가 맞다는 분도 있었다”며 “다만 국민이 본인 손으로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의지를 거스르긴 힘들 거라는 우려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개헌특위는 대통령의 비대한 권한을 제한할 방안도 논의했다. 대통령 권한을 국무총리에게 분할하는 책임총리제, 지방으로 분산하는 지방분권형 개헌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주 위원장은 “지금도 대통령의 권한 비대가 문제시되는데 4년 중임제 개헌은 의미 없는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 과도한 폭주는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도 다룰 것”이라며 “지금처럼 국회에서 탄핵을 남발할 때 어떻게 견제할지, 대통령에게 국회 해산권을 줄지 등이 논의됐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 대선 주자들이 모두 개헌에 동의하는 만큼, 개헌 문제에서 정치권 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고립은 심화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의원은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사람들도 모두 개헌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냐”며 “이 대표와 측근들만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주 위원장도 “선배 정치인들이 모두 나서서 여론을 하나로 모으면 이 대표도 자기 주장만 할 순 없을 것”이라며 “개헌안이 정리되면 이 대표를 만나거나 설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개헌이 안 된 이유는 임기 초엔 대통령이 싫어하고, 임기 말에는 유력 대권 후보들이 이대로 선거를 치르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이 대표를 압박했다.

개헌 성사를 위해 개헌특위는 국회의장 직속 개헌 자문 특위 등에서 나온 개헌안들을 참고해 최대한 빠르게 개헌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두 번째 회의는 3월 14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