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료계 원로들 “더 미루면 의료 붕괴, 2026 의대 정원 동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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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상당수 대학 의과대가 개강한 4일 오전 새 학기 수업을 시작한 대전의 한 대학 의대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연합뉴스

의료계 원로들이 정부를 향해 내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증원 이전 수준으로 동결하고, 조속히 의학 교육을 정상화해달라고 호소했다.

4일 대한의학회는 이러한 내용의 '의학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의료계 원로들의 호소문'을 배포했다. 대한의학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국의학교육학회역대 회장, 이사장 및 의대 출신 역대 대학 총장 일동 명의로 낸 호소문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학생 휴학과 전공의의 사직으로 인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료계 원로들은 "의료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국가의 근본이며, 정책은 긴 안목으로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대한민국 의료의 성과는 의료계와의 소통 부재 속에 과학적 근거를 무시하고 추진된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5년에도 학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2년째 의사 배출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며, 증원과 휴학으로 누적된 학생들로 인해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원로들은 "이미 이 위기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책의 결정을 미루고 있다"며 "더 이상 미루게 되면 이는 단순한 의사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조속히 정부와 의과대학, 의료계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충심으로 당부한다"라며 세 가지를 당부했다.

이들은 먼저 "2026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2024년 정원(3058명)으로 설정하고, 진정성 있게 의료계와 적정 의대 정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또 "2027년 이후 의과대학 총정원은 반드시 의료계와 협의하여 구성된 합리적인 기구에서 결정되어야 하며, 의학교육과 의사 수련의 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는 의학교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책을 즉시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원로들은 "이미 시스템 붕괴의 길로 들어선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라며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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