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무서운 성장세' 틱톡 모기업이 만든 숏폼 드라마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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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궈돤쥐(紅果短劇) 로고. 바이두바이커

중국에서 숏폼 드라마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틱톡(抖音, TikTok) 모기업 바이트댄스(字節跳動, ByteDance) 산하 숏폼 드라마 앱(APP) 훙궈돤쥐(紅果短劇, 이하 '훙궈')는 일일활성이용자수 1억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상 업계 전반적으로 숏폼이 대세가 되면서 드라마도 숏폼 플랫폼이 롱폼 플랫폼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앞으로 숏폼 드라마가 단순히 길이를 넘어 비즈니스 모델 전반적으로 영상 산업의 판을 새로 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숏폼 드라마(短剧): 회당 2분~15분 내외의 짧은 드라마로, 기존의 회당 45분~60분 길이의 롱폼 드라마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월간활성이용자 1억 6천 명, 제2의 틱톡 탄생?

사실 '훙궈'는 지난 2023년 출시된 신생 플랫폼이다. 관옌보고(觀研報告)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중국 인터넷 가치 랭킹에서 '훙궈' 앱이 이용자 규모 성장 명단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0배 가까이 이용자 수를 늘렸다. 현지 업계에서는 올해(2025년) 상반기 '훙궈'의 일일활성이용자수(DAU)가 1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퀘스트모바일(QuestMobile) 데이터에 따르면, '훙궈'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2024년 12월 이미 1억58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기 대비 약 550% 크게 증가한 것으로, 중국 3대 동영상 플랫폼 중 하나인 유쿠(优酷, YOUKU)와 단 3000만 명 차이다. 출시 2년도 채 되지 않은 앱이 전통의 롱폼 플랫폼을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한 셈이다. 숏폼 드라마 앱 '훙궈'가 틱톡의 뒤를 이어 바이트댄스의 성공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숏폼 드라마 관련 과거 기사

숏폼 드라마의 시작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틱톡, 콰이(快手, Kwai) 등 숏폼 플랫폼이 점차 성장하면서, 일부 창작자들이 코믹과 반전 위주의 줄거리로 구성된 짧은 동영상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금 숏폼 드라마의 최초 형태였다. 그러던 2021년, 이른바 중국 3대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愛奇藝)·유쿠·텐센트(騰訊)와 제작사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숏폼 드라마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이 오른다.

영상 업계 판도 재구축, 무료 저가 공세 재현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등장은 영상 업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의 중국 동영상 플랫폼은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해 현지에 유료 구독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숏폼 드라마 이용자수가 빠르게 늘면서, 다시금 무료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훙궈'의 경우, 무료 구독을 통해 많은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한편, 광고 수입을 통해 콘텐츠 제작사에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 진룽제(金融界)는 '훙궈' 판권 담당 위안쯔차오(袁子超)의 말을 인용해, 지난 1년 사이 숏폼 드라마의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의 유료 구독에서 유료 구독+광고 수입의 형태로 바뀌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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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궈돤쥐 앱 화면 캡처. 훙궈돤쥐

일단 일정 수준 이상의 이용자수와 광고가 확보되고 나면, 이용자에게 직접적으로 구독료를 받지 않더라도 무료 구독을 통해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나아가 광고주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유치해 플라이휠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훙궈는 처음부터 대대적인 투자와 홍보의 전략을 내세웠고, 이러한 트렌드 변화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저비용 구조를 내세운 경영전략을 말한다. 즉, 고객 경험 개선과 고객 증가가 트래픽·판매자·상품군을 늘리는 선순환을 만든다는 논리다.

그밖에, '훙궈'는 숏폼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오디오북, 소설, 웹툰 등 각종 형태의 콘텐츠를 다룬다. 또한, 프리미엄 숏폼 드라마 협력 프로젝트(精品短劇合作計劃)를 통해 대량의 무료 숏폼 드라마를 포괄하는 한편 품질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지난 2월 20일 '훙궈'는 업계 최초로 '극본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 "매일 100편의 숏폼 드라마 극본을 업데이트해 제작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같은 '훙궈'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 핀둬둬(拼多多, PDD)의 성장 전략이 연상된다고 입을 모은다. 저가 전략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은 뒤 상품군과 타깃 소비자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까지 저변을 넓힌 핀둬둬의 방식이 동영상 업계에서 다시 한번 재현될 것이라는 얘기다.

저가 공세와 빠른 성장의 뒤에는 늘 같은 우려가 존재한다. 숏폼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획일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처음에는 이용자들이 무료 혜택과 낮은 기대치로 드라마를 수용한다고 해도, 획일화된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감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려면 품질 개선이 필연적이다. 무료 구독 모델로 진입 장벽을 낮췄다면, 이제 숏폼 플랫폼의 다음 과제는 결국 양질의 콘텐츠 제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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