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폴란드 외교 "K2 전차 조속 계약"…멈춰선 '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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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외교부 장관으로선 18년 만에 폴란드를 공식방문해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방위사업청 대표단이 이례적으로 동행해 방산 협력 논의에 방점을 찍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회담을 갖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외교부
"전례 없는 방산 협력"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조 장관은 시코르스키 장관과 단독회담과 오찬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한국과 폴란드 간 전례 없는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방산 협력이 관계 발전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이 현재 협의 중인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이 조속히 체결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 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국과 폴란드는 2022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에 대한 약 442억 달러(약 64조 원) 규모의 총괄 계약을 체결한 후 이행을 위한 계약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K2 전차는 총 1000대를 수출하기로 했는데 같은 해 체결된 1차 계약에선 총 180대를 수출하는 4조 5000억 원 규모의 계약이 이뤄졌다. 남은 820대를 대상으로 한 2차 계약은 당초 지난해 말 체결될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번 조 장관의 폴란드 순방에 방위사업청 대표단이 동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방산 협력 강화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지원 의사와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탄핵 정국에서 국방 수장이 공석인 가운데 방산 외교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이날 바르샤바 인근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 위치한 공군 제23 전술비행단 기지도 방문했다. 이 기지에는 한국 FA-50 전투기가 배치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이 상주하면서 FA-50 전투기 정비와 파일럿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인근 민스크 마조비에츠키에 위치한 공군 제23 전술비행단 기지에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외교부
"北에 어떤 보상도 안 돼"
한편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날 한·폴란드 외교장관 회담에선 전황과 관련 논의도 구체적으로 이뤄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북·러 간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 과정에서 북한이 불법행위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1~2월 두번째 대규모 파병을 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도록 공조를 요청한 것이다.
조 장관은 또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인접국으로서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재정적 지원을 계속 제공하며 우크라이나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과 전후 재건 사업 지원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무기 지원과 대규모 파병으로 한국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준 당사국이 된 가운데 조 장관이 북·러 협력을 제어할 수 있는 우군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조 장관의 해외 출장은 유럽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탄핵 정국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뮌헨안보회의(MSC)가 열렸던 독일 뮌헨을 찾았고 이달 4~8일 폴란드와 프랑스를 차례로 방문 중이다. 최근 관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둘러싸고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유럽과 접촉해 한국의 외교 공간을 늘리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최근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사실상 배제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보 지원을 중단하며 종전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폴란드 등 유럽의 방산 협력이 결국 나토 방위력 강화로 이어진다면 이는 곧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토를 비롯해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하는 트럼프에게 한국이 서방의 무기 공급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방산은 트럼프의 주요 관심사로 향후 한·미 간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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