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서울 경복궁에서 관람객들이 추위를 피하고 있다. 뉴스1

올해 2월이 최근 10년 중 가장 추웠다. 눈 오는 날도 잦았지만, 강수량은 평년 절반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겨울철(2024년 12월~2025년 2월) 기후 특성을 분석한 결과 전국 평균기온이 0.4℃로 평년(0.5℃)과 비슷했으나, 지난해(2.4℃)보다는 2.0℃ 낮았다고 6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겨울철 기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초까지는 평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이후 변동 폭이 커졌다. 특히 2월에는 두 차례나 일주일 이상 추위가 지속됐다.

이번 겨울 기온 변동이 가장 두드러진 시기는 1월이었다. 10일 전후 북극진동의 영향으로 대륙고기압과 상층 찬 기압골이 확장되면서 한파가 나타났으나, 13일 이후에는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기온이 급격히 상승했다. 서울의 1월 일평균기온 최저치는 9일 -9.7℃였으며, 최고는 25일 5.2℃였다. 변동 폭이 14.9℃에 달했다.

2월의 추위는 이례적이었다.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이 북극 공기를 유입시키면서 ‘우랄블로킹’이 발달했고, 이에 따라 입춘(2월 3~10일)과 우수(2월 18~24일) 시기에 각각 일주일 이상 강추위가 이어졌다. 그 결과 2월 평균기온은 -0.5℃로 평년보다 1.7℃ 낮았고, 최근 10년(2016~2025년) 중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강수량은 39.6mm로 평년 대비 43.6% 수준에 불과해 역대 4번째로 적었다. 특히 지난해(236.7mm)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차고 건조한 북풍이 잦았던 영향으로 서해상을 중심으로 발달한 눈구름이 유입되면서 눈일수는 전국 평균 21.9일로 평년보다 6일 많았다. 다만, 실제 적설량은 27.4cm로 평년(25.9cm)과 비슷했다.

설 연휴 기간(1월 27~29일)에는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에 올겨울 가장 많은 적설이 기록되기도 했다.

절기상 경칩이자 포근한 날씨를 보인 5일 경남 함양군 휴천면 오도재에서 한 사진가가 하얗게 쌓인 함박눈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겨울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평균 12.4℃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2℃ 높았다. 특히 12월(15.3℃)과 1월(12.1℃)에는 평년보다 높았으나, 2월(9.9℃)에는 늦겨울 한파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0.4℃ 낮았다.

해역별로는 서해가 8.4℃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8℃ 높았다. 동해는 13.7℃로 0.1℃ 높았으며, 남해는 15.1℃로 0.1℃ 낮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 연휴 비와 눈이 내리면서 매우 건조한 대기 상태가 일부 해소되기도 했지만, 봄철에는 여전히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겨울철에도 1월 고온과 늦겨울 추위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나타났고, 앞으로도 기후 변동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며 “기상청은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여,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