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30㎞만 북쪽으로 갔다면, 군사분계선 넘어갈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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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한·미 연합훈련 중 발생한 전투기 오폭사고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 남짓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당초 목표 투하 지점과 실제 낙탄 지점이 8㎞ 정도 차이가 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쪽으로 더 큰 오차를 보였다면 자칫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었던 셈이다.

이날 오전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 중 한국 공군의 KF-16에서 공대지 폭탄 MK-82 8발이 포천 이동면 노곡리 민가에 잘못 투하됐다. 마을 주민과 군인 등 1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군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인해 벌어졌다. 폭탄이 떨어진 곳은 MDL에서 불과 약 30㎞ 떨어진 지점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관련 소식을 전하며 “낙탄 지점은 북한의 중무장한 국경에서 약 20마일(30㎞) 떨어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고속으로 움직이는 전투기에서 좌표 실수가 발생했다면 만에 하나 군사분계선 북쪽에 포탄이 떨어져 북한이 이를 공격으로 간주하고 즉각 대응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한·미 연합훈련 중 한국이 전례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한국군의 역량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한·미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3월 10~20일) 연합연습의 전초전 성격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 진행되는 연합연습을 앞두고 일어난 초유의 오폭사고가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소총 사격 등 실사격 훈련을 중단하기로 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인 FS 연습은 “정상적으로 시행된다”는 입장이지만, 실사격 훈련이 중단된 동안 야외 실기동훈련(FTX)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사고를 연합훈련의 정당성 자체를 훼손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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