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주항공∙방산 인재 키우는 한국판 그랑제꼴 만들겠다" [대학, 글로컬이 미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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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글로컬이 미래다 ③경상국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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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회 총장은 ″경상국립대를 우주항공 분야 '한국판 그랑제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경상국립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경상국립대는 ‘우주항공·방산 허브 대학’을 추진 중이다. 이 분야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고 취·창업을 통한 졸업생 정착으로 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우주항공·방산 산업이 집중된 경남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글로컬 혁신 전략이다.

권진회 총장은 “우리처럼 산업 기지 한가운데 있는 대학은 실용적인 학문으로 전문 기술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며 “우주항공 분야 ‘한국판 그랑제꼴(Grands Écoles)’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랑제꼴은 특정 분야 실무 전문가를 키우는 프랑스 고등교육기관이다. 다음은 지난달 26일 권 총장과 나눈 일문일답.

‘한국판 그랑제꼴’을 생각한 이유는.
우리 대학과 교류 중인 프랑스의 그랑제꼴은 5년제 학·석사 통합 대학으로, 굉장히 실용적인 교육을 한다. 이론과 함께 실무를 많이 가르쳐, 기업에선 ‘저기 졸업생 실력은 믿을 수 있다’고 인식한다고 한다. 5년 중 마지막 학기에는 세계 각국 기업에서 인턴을 하게 하는데, 졸업 후 취업이 거의 100%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상국립대 교육 방향과 일치한다. 우주항공산업 중심지에 있는 우리 대학은 박사급 고급 인력양성도 중요하지만 경남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석사급 실무 전문가를 키우는 게 지역 수요에 맞다. 현재 특성화 분야가 우주항공공학인 인사툴루즈·콩피에뉴공대 등 프랑스의 그랑제꼴과 긴밀히 교류 중이다.
‘유럽 우주항공 중심지’ 프랑스 툴루즈 소재 대학과 어떤 시너지 낼지.
인사툴루즈 등과 복수 석사 학위제 협의가 마무리된 상태다. 앞서 학생 교류 협약을 체결해 교환학생도 보냈다. 장기적으로, 우리 역시 이 분야 학·석사 통합 과정의 학생을 뽑아 한국에서 3년 반, 프랑스에서 1년 반~2년 수학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 우리 학생이 프랑스로 가서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다. 프랑스도 자기 학생을 우리 쪽에 보내고 싶어 한다. 이뿐 아니라 영국, 미국 등 우주항공 강국의 대학들과 복수학위·교환학생 관련 국제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경상국립대는 지난 1년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벨기에 몽스대학 등과 해외 단기연수 또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올해 안에 세계적인 항공우주대학인 영국 크랜필드와 복수학위(1명)도 진행한다. 석·박사 복수학위 협약을 체결한 미국 네바다-라스베이거스대학에서 올 1학기 석사 복수학위를 진행할 경상국립대 학생(1명) 선발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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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은 지난달 26일 대학 총장실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경상국립대를 우주항공 분야 '한국판 그랑제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진 경상국립대

서울대와 ‘공동학위제’ 문제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서울대 교수·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다. 양 대학 간 공감대를 형성할 ‘공동교육과정’을 마련한 이유다. 전년도 1·2학기에 각각 자동제어·공기역학, 희박마이크로유동열전달 등 공동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올 1학기부터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에 교환학생 2명, 2학기에는 3명을 파견할 예정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공동학위제에 필요한 서울대 학칙 개정도 추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서울대도 이런 단계적 추진에 동의했다. 향후 서울대와 그에 못지않은 세계적인 명문 대학에서 수학할 기회를 제공, 세계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외부 교류만큼이나 자체 역량도 중요할 텐데.
지난 1년간 양적으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우주항공 특성화 대학으로 발전했다. 국내 최초 우주항공 분야 단과대학 ‘우주항공대학(CSA)’을 신설하고 ‘경남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GADIST)’을 설립했다. 허기봉 전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장과 김형준 전 항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을 초빙해 각각 CSA 초대 학장, GADIST 초대 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우수한 교수진을 유치했다. 교수진 규모도 10여명에서 20여명으로 늘렸고, 올해 안에 30여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우주 ICT 등 유관 분야 JA(겸임)교수도 12명 확보했다. 기존의 탄탄했던 항공기 설계 등 항공공학 분야에 더해 위성·우주발사체 설계 등 우주 분야 교원을 보강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그야말로 경상국립대가 대한민국 우주항공·방산 교육과 연구의 허브가 될 것이다.

또한 경상국립대는 글로컬대학 사업을 계기로 ‘찾아가는 취업 교육’, ‘원스톱 창업지원시스템’ 등 취·창업 지원 시스템도 전면 개편했다. 현재 계약정원제(취업트랙)로 KAIㆍ한화 등 국내 우주항공산업 대표하는 산업체와 채용을 연계 중이다.

향후 우주항공과 연계한 또 다른 구상이 있다면.   
지방대학이 생존하려면 그 대학만의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필수다.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게 ‘우주바이오’다. 우주방사선, 무중력에 노출되는 극한 환경이 생명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루는 분야다. 경상국립대는 전통적으로 생명과학이 강하다. 튼튼한 바이오 기반에 우주를 결합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과학기술계의 블루오션이라 할 수 있는 우주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인 대학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권진회 총장=서울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항공공학·항공우주공학과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경상국립대 항공우주공학부에 교수로 부임했고 지난해 6월 12대 총장에 취임했다. 현재 한국항공우주학회 석학회원, 우주항공정책포럼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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