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왼쪽)이 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열린 특별 유럽이사회(Special European Council)에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났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유럽 방위 문제 등을 논의했다. AFP=연합뉴스

영국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 보장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FP 통신과 B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영국이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위한 '의지의 연합'에 관심을 보인 약 20개 국가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5일 열린 회의에 주로 "유럽 및 영연방 파트너 국가들"이 참여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각국이 우크라이나 전후 안보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한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종전 노력을 둘러싼 상황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각국 외무부 당국자들이 참여했으며 다음 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군 참모총장 회의와도 연계돼 있다.

프랑스는 오는 11일 우크라이나에 전후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된 유럽 국가들의 군 참모총장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의는 파리 방위전략 포럼을 계기로 열리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마크롱 대통령의 측근이 AFP 통신에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백악관 '외교 참사' 이후, 미국에 제안할 독자적인 우크라이나 종전 계획을 마련하는 한편, 전후 평화를 보장할 국가들의 연합체인 '의지의 연합'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고위 외교관은 로이터 통신에 영국과 프랑스가 추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이 "몇 주가 아니라 며칠 내로 마련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어스타머 영국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 평화 유지를 위해 군대를 파견할 의향이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안보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머지사이드에 있는 방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화)협정을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협정이 이뤄진다면 이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가장 강한 입지에 두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안보 계획이 미국과 협력해 수립돼야 한다면서 "이것이 (2차대전 종전 후) 80년간 평화를 지켜온 것은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 간 협력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전쟁에 직접적, 공식적,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므로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아일랜드가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유지군에 참여할 수 있지만 '억지력' 임무를 맡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는 현행 법규상 유엔의 공식 승인을 받은 평화유지군만 파병할 수 있어 제한이 따르며, 이에 따라 아일랜드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으며 캐나다도 스타머 총리가 제안한 '의지의 연합' 참여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와 캐나다는 영연방 국가다.

튀르키예도 평화유지군 참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튀르키예 국방부 관계자는 국영 아나돌루 통신을 통해 "우리는 전쟁 종식을 위한 다차원적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이라며 "역내 안정과 평화 확립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다면 임무에 기여하는 문제를 모든 당사자들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모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파병하지 않는 국가들은 병참 지원 등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