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월 경상수지 29.4억 달러 흑자...수출은 16개월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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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산항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29억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로써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뉴스1
한국의 대외건전성 지표인 경상수지가 1월에도 29억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1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간 흑자를 견인해 온 반도체 수출이 둔화 추세인 데다 미국발 통상무역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올해 연간 흑자 규모는 지난해 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7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29억4000만 달러(약 4조2600억원) 흑자로 2023년 5월 이후 2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 규모는 1년 전(30억5000만 달러)과 비슷하지만, 월별 기준 ‘역대 3위’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123억7000만 달러)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세부 항목별로 보면 우선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수출-수입)가 25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43억6000만 달러)보다 감소했고, 전월(104억3000만 달러)에 비하면 4분의 1토막 수준이다. 연말 수출 집중에 따른 기저효과,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4일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수출 경쟁력 약화 신호도 감지된다. 1월 상품 수출(498억1000만 달러)이 1년 전보다 9.1% 줄었는데 이는 2023년 9월(-1.6%)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첫 감소다. 통관 기준 컴퓨터(14.8%)ㆍ반도체(7.2%)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석유제품(-29.2%)ㆍ승용차(-19.2%) 등 비IT 품목의 감소 폭이 커진 영향이다. 지역별로도 중국ㆍ미국 등 대부분의 수출 상대국에서 줄었다. 다만 에너지 가격 하락 등에 상품 수입(473억1000만 달러)도 6.2% 감소하면서 전체 상품수지는 흑자로 집계됐다.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는 20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겨울방학, 설 연휴에 해외 여행객이 늘면서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16억8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6억2000만 달러로 작년 12월(47억6000만 달러)보다 20억 달러 이상 줄었다. 증권투자 배당소득이 전년 말에 집중되면서 배당소득수지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고사양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990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기본적으로 IT부문 수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비IT부문은 중국 제품의 글로벌 시장 공급 확대, 주요 품목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부진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보다 축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은 전망치는 750억 달러 흑자다.
문제는 트럼프 관세 정치에 미ㆍ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면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송 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은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등을 통해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갈등ㆍ협상 국면이라 불확실성이 크고, 주변국의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정책 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김준영 국제수지팀 과장(왼쪽부터), 송재창 금융통계부장, 김성준 국제수지팀장, 권수한 국제수지팀 과장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1월 국제수지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29억 4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이로써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사진 한국은행
한편, 금융계정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125억5000만 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99억7000만 달러)과 채권 투자인 부채성증권(25억8000만 달러) 모두 늘었다. 권수한 국제수지팀 과장은 “‘서학개미’등 해외 투자자가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라며 “특히 주식 투자가 12월(8억600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는데 연말 해외 주식 비과세 혜택(연 250만원) 때문에 차익 실현을 한 후 1월에 재투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2억9000만 달러 감소했다. 주식투자 자금 감소 폭은 2억7000만 달러로 줄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9억4000만 달러 줄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2억3000만 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확대 등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여파로 45억5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4월(-55억5000만 달러) 이후 9개월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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