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야당, 법원 대신 심우정 때리기 “자진사퇴 안 하면 탄핵”

본문

174153709102.jp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왼쪽 둘째부터) 등 의원들이 9일 오후 국회에서 심우정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라는 정치적 돌발 변수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은 9일 ‘심우정 책임론’에 화력을 집중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심우정 검찰총장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심 총장에 대해 즉시 고발 조치를 취하고 심 총장 스스로 즉각 사퇴를 거부한다면 탄핵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다. 구속취소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검찰의 기소, 법원의 결정에 이르는 과정 어느 지점도 겨냥할 수 있는 문제지만 민주당은 검찰과 심 총장만 때리기로 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도 야5당(민주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진보당·사회민주당) 대표 원탁회의에서 “약간의 의도가 작동했다고 생각한다”고 심 총장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하기 위해 참으로 애썼고, 그 흔한 산수를 제대로 못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당연히 (구속취소 결정 후) 항고를 해야 하는데 안 한 것이 아니라 포기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심 총장을 “가장 큰 책임자”로 지목한 데는 “비상계엄 수사 때부터 미심쩍었다”는 의구심이 작용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속취소를 결정한 법원도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될 줄 뻔히 알고 행동한 검찰에 대한 의심이 크다”며 “심 총장이 법기술 농간으로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항고 포기로 ‘검찰이 어제 사망했다’는 표현을 쓴 의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성훈 대통령 경호처 차장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연속 세 번 반려한 점 ▶지난 1월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기소를 지체한 점 등도 민주당이 심 총장을 집중 겨냥하는 이유로 분석된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위원장 한준호·전현희)는 지난 7일 김 차장 구속을 촉구하면서 “검찰 수뇌부가 비화폰으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전날 “김건희 집안에 마약 사건 연루를 덮어주고 검찰총장직을 상으로 받았다는 풍문을 확인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법원에 대한 공세는 자제하는 기류가 짙다. 법원 결정 직후엔 “법원 결정은 무리한 해석”(박주민 의원)이라는 등의 비판도 나왔지만, 금세 잠잠해졌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법원이 전례 없이 ‘시간’으로 구속 기간을 계산해 사법 체계에 혼란을 야기했지만, 판사 개인이 독특한 사람이라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재선 의원은 “이 대표 선거법 위반 항소심이 코앞이라는 점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속취소를 결정한 재판부는 공수처에 대통령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민주당은 공수처를 탓하지 않았다. 공수처가 문재인 정부 정책의 결과물인 데다, 애당초 계엄 수사에서 검찰을 배제하기 위해 공수처와 경찰에 힘을 실은 게 민주당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에서 심 총장 탄핵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표 국정 파괴라는 질병이 또다시 도지는 모양”이라며 “이재명 세력의 탄핵 중독은 이제 형법상 특수협박죄로 다뤄야 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48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