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팩플] 실행·예약·결제 해주는 AI 비서 등장…‘앱리스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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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최고경영자 (CEO) 샘 올트먼.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비서)의 등장은 플랫폼에 기회일까 위기일까. AI 에이전트가 ‘앱 리스’(앱 없는) 시대로 이행을 촉진하면서, 플랫폼 기반 경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무슨 일이야
글로벌 AI 기업들은 올 들어 속속 AI 에이전트를 선보이고 있다. 오픈AI(오퍼레이터)와 퍼플렉시티는 지난 1월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구글도 이달 말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공개할 예정이다. AI 에이전트는 식당 예약, 상품 구매 등을 지시하면 AI가 직접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실행해 사람 비서처럼 대신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AI에이전트와 기존 앱 플랫폼 간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AI의 ‘오퍼레이터’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야놀자와 제휴를 맺었는데 특정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하면 오퍼레이터가 해당 앱에서 제품을 검색하고, 옵션을 선택해 등록된 결제 수단으로 결제까지 마무리해 준다. 초기 단계라 중간에 로그인 과정이 있지만 세부 조건 검색, 결제 등을 AI가 대신 해준다.

챗GPT의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 시연 장면. 오픈AI 홈페이지 캡처
이게 왜 중요해
앱 플랫폼 서비스와 AI 에이전트 간 결합은 ‘앱 리스’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모든 것을 대신 해주기 시작하면 결국 독립적인 앱을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한 대형 플랫폼사 고위 관계자는 “더 발전한 AI가 나오면, AI가 서비스의 직접적인 공급자가 되고 기존 서비스·플랫폼은 다 AI 회사 아래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며 “우리는 모아온 것들을 새 AI 플랫폼에 갖다 주는 중개자로 가늘고 길게 살아남아야 할까, 아니면 직접 AI 같은 신기술을 열심히 덧붙여 다른 길로 가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텔레콤이 MWC 2025에서 발표한 AI 스마트폰. 사진 도이치텔레콤
스마트폰에서 앱 서비스를 건너뛰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은 AI 에이전트 ‘마젠타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출시를 예고했다. 클라우디아 네맛 도이치텔레콤 기술·혁신담당 이사는 “이용자들이 여러 앱을 번갈아 이용할 필요 없이 택시 호출, 통역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며 “혼란스러운 앱 정글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오픈AI도 스마트폰처럼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것이 아닌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형태의 AI 기기를 만들 예정이다.
플랫폼의 대응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기존 플랫폼 회사다. 고유 서비스로 사람을 플랫폼에 모이게 만들고, 그 후 여러 서비스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성장하는 지금까지 게임의 법칙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마스터’인 에이전트 때문에 플랫폼 자체가 필요 없게 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은 완전히 해체되고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아예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으면 큰 흐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플랫폼 회사들 대응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카카오·야놀자는 일단 서비스 공급망 정도로 AI 에이전트를 활용해보자는 쪽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여행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오퍼레이터를 이용하는 이용자들까지 야놀자를 찾아올 수 있는 길을 하나 더 열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온서비스 AI’(모든 서비스에 AI 적용)에 집중 중인 네이버, 지난해 AI 쇼핑 에이전트 ‘루퍼스’를 도입한 아마존처럼 플랫폼 대 플랫폼으로 맞서는 곳들도 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AI 에이전트가 신뢰도 낮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머지않아 기술이 완전해지고 대중적으로 많이 쓰게 되면 플랫폼 이용자와 트래픽 모두 빼앗아 갈 것”이라며 “AI에 종속된 입점 업체로 남을지, 정면승부 할지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AI 구매 가이드 예시. 사진 네이버
기로에 선 플랫폼
AI 에이전트 개발은 그간 막대한 투자를 넘어서는 수익을 내야 하는 AI 회사 입장에선 당연한 수순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지난해 51억달러(약 7조 5000억원)에서 2030년 618억달러(약 9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꿀 길 역시 있다. AI 원천기술을 가진 곳이 반드시 ‘수퍼 플랫폼’까지 만들어 낼 거란 보장도 없고, 그 안에 콘텐트를 채우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큰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 플랫폼 위치에서 경쟁 중인 토종 플랫폼도, 새로운 서비스 스타트업도 모두 살아남을 방법은 여러가지라는 것.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는 “AI 에이전트 기술이 정교화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오픈AI 같은 곳이 최종 승자가 될 것 같지도 않다. 사용자 환경(UI)을 잘 만들고 각 플랫폼에 최적화된 AI를 찾아낸 곳들이나 협업 형태로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것 역시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에겐 오히려 더 큰 사업 기회도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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