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Health&] 디지털 혁신으로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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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 디지털 시스템

산하 병원 의료 데이터 통합 운영
의료 빅데이터 축적해 연구 강화
실시간 의료정보 공유 플랫폼 개발
PHIS로 진단·치료 후 관리 효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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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의료원이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 시스템 고도화로 디지털 헬스케어 혁신을 추진한다.

영화 ‘아이언맨’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아침에 눈을 뜨면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가 “당신의 건강 상태는 양호합니다”라고 안내한다. 어느 날 심장을 체크해 보라는 토니의 말에 자비스는 “심장엔 전혀 문제가 없고, 심각한 불안 증세 같다”고 말한다.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인공의 생체 신호를 측정해 몸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다. 의료계 최대 관심사인 디지털 혁신의 이상향이다.

의료계도 디지털 전환기를 맞았다. AI나 정보통신기술(ICT)과 같은 첨단 기술이 의료 현장 곳곳에 활용되면서다.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기술은 정밀 의료를 겨냥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이뤄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고려대의료원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미래형 병원인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의료 현장에 발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며 “진료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면서 환자에게 질 높은 전 주기적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병원정보시스템 구축

고려대의료원이 주목한 건 ‘데이터’다. 의료 데이터는 정밀 의료의 시작이자 뿌리이기 때문이다. 양질의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디지털 기술이 고도화해 진단 정확도가 높아진다. 고려대의료원은 의료 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부터 시작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병원정보시스템(PHIS)이 그 결과물이다. PHIS는 2017년 국책 정밀의료사업으로 개발된 의료 정보 체계다. 환자의 진료 데이터와 유전체 정보 등을 클라우드 형태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전까지 병원들은 자체 서버에서 의료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을 사용했다. 박홍석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본부장은 “현재 의료원 산하 안암·구로·안산병원은 PHIS로 시스템을 통합해 의료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 “모든 의료 행위가 동일한 기준에 따라 표준화한 양식으로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의 장점은 뚜렷하다. 일단 접근성이 우수하다. PHIS를 사용하는 고려대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표준화된 임상 용어와 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병원 간 데이터 호환이 용이해지면서 시간·공간의 제약이 사라졌다. 의료진은 음성으로 의무기록을 입력하면 된다. 박 본부장은 “고도화한 병원정보시스템은 진료의 효율성을 높여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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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수 선임간호부장, 손호성 의무기획처장, 박홍석 의학지능정보본부장, 윤주성 디지털혁신팀장(오른쪽부터)이 지난 3일 미국에서 열린 HIMSS 2025에 참석해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웹 서비스(AWS), 오라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시공간 제약 없이 병원 간 데이터 호환

PHIS는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도 손을 뻗친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달부터 ‘실시간 의료자원 정보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해당 플랫폼이 완성되면 응급환자를 적시에 치료 가능한 의료시설로 연계할 수 있다. PHIS 내 정보를 세분화해 실시간으로 병원의 병상 사용과 주요 중증 질환 수용 여부 등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 본부장은 “이번 사업에서 병원 내 응급의료자원 통합 대시보드도 시범 구축해 수술방 공실이나 장비 고장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자 한다”며 “응급실 데이터 파악과 중증 환자 이송 필요 여부까지 신속한 결정 체계를 갖추면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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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의료 데이터 시스템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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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학은 데이터 의학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홍석(사진) 고려대의료원 의학지능정보본부장은 “자체 개발한 병원정보시스템(PHIS)으로 빅데이터 연구를 강화해 정밀 의료 수준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클라우드 서버 전환이 꼭 필요했나.
데이터 관리에 필수적이었다. 병원에서는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한다. 새로운 데이터를 분류할 때마다 서버를 증설하는 건 부담이 크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손쉽게 서버를 늘릴 수 있다. 향후 국내 모든 의료기관의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해선 폐쇄적인 온프레미스 방식보다 클라우드가 훨씬 유리하다.
PHIS에 쌓인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되나.
PHIS에선 실시간 환자 데이터와 진료 현황, 입퇴원 정보 등이 연동된다. 의료원은 여기에 또 다른 의료 정보 체계인 ‘데이터웨어하우스’를 만들었다. PHIS에 쌓인 의료 빅데이터가 질병을 예측·진단하는 데 활용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질 계획이다. 관련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의료계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하고자 한다.
향후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PHIS를 활용한 맞춤형 진단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뇌심혈관 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이다. 앞으로 5년간 글로벌 헬스테크 기업인 필립스와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기술이 완성된다면 한층 더 정밀한 환자 맞춤형 진단·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다루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간다. 안정적인 의료 데이터 전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버 가상화를 통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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