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벌써 여자티, 벌써 남자티…'운∙수∙식' 체크해 봤나요 [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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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 관심 가져야 할 자녀 건강
단백질·칼슘·아연 등 성장 영양소 섭취하고
숙면하고 꾸준히 운동해 성장판 자극해야
6~10세 땐 근시 악화 안 되도록 시력 교정

출처: GettyimagesBank
새 학기가 시작됐다. 이맘때 학부모들은 학습 준비만큼 자녀의 건강 상태에 신경 쓴다. 등하교길 또래보다 키가 유난히 작거나 성숙한 자녀 모습에 성장 속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한다. 겨울방학 동안 부쩍 늘어난 자녀의 체중을 개학하고서야 실감하기도 한다. 학교의 칠판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아이 말에 다급해지는 게 부모 마음이다. 자녀의 이런 신체 문제는 건강뿐 아니라 학교생활 적응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세심하게 관찰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또래보다 작아도, 커도 걱정
자녀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볼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체격이다. 또래보다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지 살피게 된다. 아이의 키가 아주 작아서 고민이라면 병원에서 성장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좋다. 같은 성별·연령대 어린이 100명 중 키가 뒤에서 3번째 미만인 경우 저신장증에 해당한다. 저신장증은 기본적으로 성장호르몬 결핍 같은 질병이 있을 때 발생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특정한 질병 없이 부모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이거나 체질적으로 늦게 성장하는 체질성 성장 지연인 사례다.
저신장증은 보통 성장호르몬 치료로 해결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뼈를 성장시켜 신체의 최종 키와 골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아내분비대사과 김자혜 교수는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부족한 아이에겐 효과가 있지만, 호르몬 수치가 정상이고 키가 정상 범위인 아이들에겐 효과가 크지 않다”며 “치료 시작 나이나 기간에 따라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정확한 진단을 거쳐 적절한 용량과 방법으로 투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즘엔 너무 빨리 커도 문제다. 주변에서 “저학년생 맞느냐” “벌써 여자·남자 티가 난다”는 말을 자주 들어 성조숙증에 대해 알게 되는 부모가 많다. 성조숙증은 여아 8~9세, 남아 9~10세에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는 현상이다. 이 나이대 여아에서 ▶유방이 발달하거나 가슴 멍울이 잡히는 경우 ▶초경을 시작한 경우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 경우 ▶일시적으로 키가 급격히 성장한 경우에 의심할 수 있다. 남아는 ▶고환이 커지기 시작한 경우 ▶음경이 길어지고 검은색으로 변한 경우 ▶몽정하는 경우 ▶머리·겨드랑이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 성조숙증을 염두에 둘 수 있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아이는 남다른 외형에 스트레스받기 쉽고, 성장이 일찍 끝나 최종 키가 작아진다. 따라서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됐다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신체 발달 정도를 또래 수준에 맞추고, 최종 성인 키가 줄어드는 손실을 최소화하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은 식사·수면·운동 삼박자를 갖춰야 적절히 성장한다. 성장에 도움되는 단백질과 칼슘, 아연,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챙겨 먹인다. 성장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엔 숙면하도록 돕는다. 또 줄넘기나 스트레칭, 수영, 농구, 탁구, 자전거 타기 같은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유도한다.
체형 문제 넘어 합병증 위험
요즘 성인 못지않게 어린이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 대한비만학회의 ‘2023 비만 팩트시트’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2012년 9.7%에서 2021년 19.3%로 증가했다. 비만을 진단할 땐 체질량지수(BMI)를 활용한다.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체질량지수가 성별·나이를 기준으로 95백분위수 이상(100명 중 상위 5등 이내)일 때 비만으로 판단한다.
어릴 때 비만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이 돼서도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더 큰 문제는 단순히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는 “비만인 아이들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염,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함께 커진다”며 “최근엔 이런 질환이 성인이 되기 전, 즉 청소년기부터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에선 약물치료가 최우선 선택지가 아니다.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기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부터 개선한다. 식이요법은 전반적인 열량 섭취를 줄이되 각종 영양소 균형이 고르게 잡힌 식사가 원칙이다. 열량 섭취를 줄이려면 외식 빈도를 낮추고 간식으로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 먹는 것을 피해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를 아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조리함으로써 살찌지 않는 음식을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유도한다. 물 대신 주스나 청량음료를 즐기는 습관도 고친다.
운동은 두 가지 방향으로 계획을 세운다. 꾸준히 운동하기와 일상에서 신체 활동 늘리기다. 운동의 경우 최소 주 3~5회, 한 번에 30 ~ 60분간 한다. 이때 낮은 강도부터 높은 강도까지 운동 강도를 적절히 섞어 흥미를 돋운다. 일상에선 TV 시청이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줄이고 방 청소하기, 마트에서 장 보기 같은 신체 활동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끈다.
무엇보다 어린이 비만은 가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류 교수도 “가족이 함께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신체 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에게 금지한 행동을 가족이 하거나 아이에게 먹지 못하게 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이는 건 금물이다. 가족이 함께 식사·운동 일기를 쓰고, 일과를 점검하는 것도 아이의 체중 관리에 도움된다.

치료 늦으면 급격히 악화
새 학기엔 자녀의 눈 건강도 큰 관심사다. 어릴 때 흔하게 나타나는 근시와 사시는 급격히 진행되므로 제때 치료에 나서야 한다. 근시는 눈 안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보다 앞에 초점을 맺어 멀리 있는 사물이 잘 안 보이는 질환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눈을 자주 찡그리거나 깜빡이고 고개를 기울인 채 앞을 바라보는 행동을 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반적인 근시 교정법은 안경 착용이다. 교정시력이 1.0 정도가 나오도록 도수에 맞는 안경을 쓰는 게 좋다. 초등학생이라면 6개월에 한 번 정도 시력 검사를 하고 안과 의사와 상담해 안경 교체 주기를 정한다. 최근엔 잠잘 때 착용해 각막 형태를 변화시켜 근시를 교정하는 각막굴절교정렌즈나 안구 길이의 성장을 억제해 근시 진행 속도를 늦추는 점안액도 쓰인다. 무엇보다 근시 치료는 질환이 많이 진행된 12세 이후엔 효과가 감소할 수 있으므로 6~10세 전후 시도하는 것이 좋다.
사시는 두 눈이 바르게 정렬되지 않고 각각 다른 곳을 보는 질환이다. 다른 곳을 보는 눈이 코 방향인 안쪽으로 돌아가면 내사시, 귀 방향인 바깥쪽으로 돌아가면 외사시, 위나 아래로 돌아가면 수직사시다. 국내엔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간헐외사시 비중이 큰 편이다. 아이가 피곤하거나 졸릴 때, 멍하게 있을 때,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한 눈이 바깥쪽으로 돌아가거나 밝은 곳에 나갔을 때 한쪽 눈을 찡그리는 증상이 있다면 간헐외사시일 수 있다.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백승희 전문의는 “어린아이는 이상이 있어도 본인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의 눈 건강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소아기에 발생한 사시는 어린 나이에 치료하지 않으면 시각 기능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사시를 발견하고 사시의 각도와 빈도, 양상을 고려해 치료 방법과 시기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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