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때린 한국계 앤디 김 "美 정치 품격 끌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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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앤디 김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지난 1월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크리스티 노엄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의 수사(修辭)와 담론, 품격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에 진출한 앤디 김(42) 민주당 상원의원은 9일(현지시간) CNN 간판 앵커 제이크 태퍼가 진행하는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정치를 대다수 미국인이 참을 수 없는 수준의 무례 상태로 끌어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3선의 연방 하원의원을 거친 뒤 올해 상원에 입성한 김 의원은 “본회의장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ㆍ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며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평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가 잘하는 것은 이 나라의 나머지 부분을 자신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것”이라며 “의회 인사들에게까지 인신공격을 퍼붓는 것을 보면 그는 확실히 이 나라에서 예의를 갖춘 정치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방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여기 앉아 있는 사람들은 박수를 치지 않을 것이고 일어서지도 않을 것이고 제 천문학적 업적에도 환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를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이라고 몰아세웠다. ‘통합’이 들어가야 할 대통령 연설에서 ‘증오와 혐오’의 언어가 난무했다는 미 언론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한국계 앤디 김(오른쪽)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9일(현지시간)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CNN 홈페이지 캡처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 직후에도 소셜미디어 엑스(Xㆍ옛 트위터) 글을 통해 “어렸을 때 저는 밤을 새워 (대통령) 국정연설을 보곤 했는데, 대통령이 러시아에 굴복하자는 이야기와 관세로 가계 부담을 늘린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의석에 앉아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미국 역사의 오점”이라는 평을 남겼었다.
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여당인 공화당이 추진하는 성전환자(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 금지 법안과 관련해 “그런 결정은 지역 사회ㆍ커뮤니티ㆍ학교, 그리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내려야 한다. 연방 정부가 개입할 사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과 보안에 관한 조치라고 하는데 그러면 지난해 발생한 330건의 학교 총격 사건에 대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뭔가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성전환자 여성 스포츠 금지 법안은) 안전과 보안이 아니라 정치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부 해체 시도에 대해서도 “이 나라의 교육과 관련해 공공선으로 여겨지는 것을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제개발처(USAID) 축소ㆍ재편 등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정부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그간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1982년 미 뉴저지주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2018년 뉴저지 제3선거구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11월 연방 상원 선거에서 한국계 최초로 당선됐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제119대 연방 의회 개원에 즈음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한ㆍ미 관계의 가교 역할에 힘쓰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파트너 국가들에 강압적 수단을 쓸 경우 “강하게 맞서겠다”고 했었다. 또 주한미군은 한ㆍ미 동맹과 동북아시아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거론했던 주한미군 철수 시도는 미 국익에 반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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