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끈끈해진 현대차-토요타 수소동맹...한일 정치인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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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토요다 아키오 일본 토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수소동맹'이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미래먹거리라 불리는 수소전기차(FCEV) 분야 협력을 강화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순수전기차(EV)에 이어 수소차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하는 중국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항수 현대차 부사장 등 임원 3명은 10~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방일 행사에 동행했다. 양국 국회의원 12명이 참석한 행사로 수소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입법·정책수립이 논의되는 자리였다. 구체적으로는 양국의 수소차 생산 대표기업인 현대차와 토요타의 ▶청정수소 인정 기준 일원화 ▶수소 충전기술 표준화 ▶수소 관련 제품 호환 ▶공동기술 개발 등이 다뤄졌다.

김영옥 기자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1만2866대였다. 이 가운데 현대차가 3836대(점유율 29.8%)를 판매해 1위였고, 토요타가 1917대(14.9%)를 팔아 2위였다. 그 뒤를 중국 수소 버스 생산업체 위통(Yutong)이 1137대(8.8%)로 바짝 쫓고 있다. 이와 별개로 중국의 각 업체는 캐나다 수소연료전지업체 ‘발라드파워시스템즈(BLDP)’ 등 외국 기술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수소상용차를 생산하는데 각 회사의 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5976대로 현대차 단일 브랜드의 판매량을 넘어선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수소차의 핵심기술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저장기술 분야는 한·일보다 수준이 뒤떨어지지만, 전기차에 대한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통한 기술 양성처럼 단기간에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현대차와 토요타의 협력은 중국의 기술굴기 이전에 기술발전, 시장장악력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토요타 아키오(豊田章男) 토요타 회장도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만나 수소차 협력을 논의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막대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 든다. 예컨대 전기차 충전소는 설치에 5억원가량(초급속충전기)이 들지만, 수소차 충전소는 고압 수소저장시스템, 방폭시설 등이 필요해 30억~50억원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제3국에 진출할 때 양사가 공동 설치하는 식으로 비용 절감이 필수적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차세대 수소차 콘셉트카 발표에서 “수소 분야는 도전 과제가 많아 협업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이 공개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올해 2분기 넥쏘 후속모델로 출시된다. 뉴스1
현대차는 최근 수소차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수소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한다. 2000년대 초반 개발을 시작해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투싼 ix FCEV’를 출시했지만, 정관에 수소사업을 명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소차 ‘뉴 넥쏘’도 출시한다.
다만, 향후 수소차 시장이 확대될 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2022년 2만704대를 기록한 뒤 2년 연속 내리막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22년 1054만대→2023년 1398만대→2024년 1763만대로 확대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이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한 영향이 크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소차는 버스, 트럭 등 항속거리가 긴 상용차 부문에서 시장확대 가능성이 커 현대차도 그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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