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여건 악화…KDI ‘경기하방’ 경고 수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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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가 식고 있다고 석 달 연속 경고했다.

10일 KDI는 ‘경제동향 3월호’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하방 위험 증대”, 2월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데 이어서다. KDI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기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3개월째 ‘하방 위험’을 언급했다.

경고 수위도 높였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KDI는 내수 경기에 대해 “미약한 수준” 등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면서도 수출 경기를 두고선 “높은 증가세” 등 양호하게 봤다. 그러다 올해 1월부터 수출까지 안 좋게 보며 경고음을 계속해서 울리고 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글로벌 통상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은 어둡다. KDI는 “미국의 관세 인상은 향후 수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부품, 일반기계, 철강제품이 관세 인상의 직접적 위험에 크게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KDI는 경기를 끌어내리고 있는 주요인으로 “수출 여건 악화”와 함께 “건설업 부진”을 꼽았다. “건설투자와 건설업 고용의 부진이 지속되고 선행지표(건설수주 등)의 개선세도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 소비 부진까지 심해지면서 내수 경기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KDI는 설명했다.

KDI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에서 비롯된 정국 불안 때문에 가계와 기업의 심리 지표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최악은 벗어났다. KDI는 “지난해 말의 급락에서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라며 “정국 불안의 영향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내수와 수출에 모두 영향을 주는 설비투자와 관련해 KDI는 “반도체 중심의 회복세를 지속했으나,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봤다.

일자리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KDI는 “고용 여건이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업황이 부진한 건설업과 내수 밀접 서비스업의 노동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면서다. 금융 시장에 대해선 “신용 시장의 안정세가 유지됐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변동성이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판단했다. 주택 시장의 경우 “매매 가격의 하락세와 거래량의 감소세가 지속되며 주택 경기 둔화를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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