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9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제주도가 최근 웨딩 스냅사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내 한 해안가에서 어선 불빛 등을 활용해 촬영한 웨딩 스냅. [사진 제주관광공사]

1970년~199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던 제주도가 웨딩 전 야외촬영지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10일 “내비게이션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주의 ‘웨딩스냅’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만9132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웨딩사진 촬영의 요소인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일명 ‘스드메’가 제주에선 ‘스냅사진’·드레스·메이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게 제주관광공사 측 설명이다. 스냅사진은 연출 없이 자연광에서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를 찍는 사진이다. 스튜디오 사진은 주로 인공광을 이용해 촬영한다.

제주관광공사는 티맵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웨딩사진 명소도 공개했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제동목장입구, 부소오름, 바리메오름, 소금막해변 등이 꼽혔다. 각각 장소로 차량이 향한 규모가 전년보다 최소 47%에서 최대 122%까지 늘어났다.

그간 제주의 웨딩스냅 명소는 전문 포토그래퍼들끼리만 아는 ‘영업비밀’처럼 여겨져 왔다. 웨딩업계 관계자는 “영업비밀의 일부가 공개됐으나, 전문가들은 계절·시간대·날씨별로 최고의 순간을 담을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며 “이번 공개로 제주 웨딩촬영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 관련 산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사진촬영에 필요한 웨딩샵·의상 대여점과 미용실로 향한 차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4% 증가했다. 소품과 관련한 꽃집을 향한 차량 수도 전년 대비 17% 늘었다.

제주 웨딩스냅의 장소 연관어는 바다, 들판, 해변, 숲으로 나타났다. 계절마다 변화하는 제주의 자연 풍경을 캔버스 삼아 사진과 동영상의 매력을 더할 수 있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특히 계절별로 피어나는 꽃과 풀은 제주 웨딩스냅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봄에는 유채꽃과 벚꽃, 여름엔 수국과 녹음(綠陰), 가을엔 메밀꽃과 억새, 겨울 동백꽃과 수선화 등이 제주 곳곳을 장식한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과장은 “제주에선 이국적인 자연뿐 아니라 헤어샵, 의상 대여점, 꽃집 등 스냅촬영에 필요한 준비를 한 번에 할 수 있다”며 “다만, 사유지에 허락 없이 들어가는 등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촬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