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축구·골프·격투기…스포츠계에도 트럼프 입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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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과 회동 직후 직접 서명한 북중미월드컵 TF 행정명령서를 들어 보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두 번째 임기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스포츠계도 예외가 아니다. 트럼프의 강력한 영향력을 확인한 스포츠계는 이익을 찾아서, 또는 적어도 손해를 피하려고 트럼프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뉴스위크는 10일(한국시간) 데이나 화이트 미국 종합격투기 UFC 회장을 “트럼프의 요란한 지자(vocal supporter)”라고 소개하며 두 사람의 인연을 전했다. 화이트는 트럼프 집권으로 영향력이 커진 스포츠계 대표 인물이다. 화이트는 트럼프의 20년 지기이자 고액 기부자다.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연설에 나선 트럼프를 청중에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트럼프는 화이트의 지지에 화답하는 듯 미국 뉴욕에서 열린 UFC 경기를 관람했다. 당시 트럼프는 화이트와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이에 자리했다. 최근 화이트는 트럼프를 등에 업고 중동에 진출했다. 지난 7일 UFC의 모기업 TKO그룹 홀딩스는 “사우디 엔터테인먼트 총국 및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셀라와 새 복싱 프로모션 단체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이 모너핸 커미셔너와 정책이사회 멤버인 타이거 우즈, 애덤 스콧도 지난달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를 면담했다. 이들은 지난달 7일 트럼프에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 협상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PGA 투어는 PIF와 손잡고 새 골프기구를 창설하는 대신, PIF가 돈을 대는 LIV 골프와 PGA 투어의 합병을 추진했다. 사우디 PIF의 야시르 알 루마이얀 총재도 이 문제로 트럼프를 찾아가 면담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통령이 스포츠 분야 협상에 뛰어든 건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이는 스포츠에서도 파워 브로커로 활동하려는 트럼프의 야망과 맞닿아 있고, LIV 골프와의 친밀감을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트럼프와 사우디는 서로를 경제와 외교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여긴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처음 전화 통화한 외국 정치 지도자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일 만큼, 양측은 각별한 관계다. 미국에 기반을 둔 UFC 등이 사우디와의 교류에 나서는 것도, PGA 투어와 LIV 골프의 합병을 진행하는 것도 사실은 일찍부터 트럼프가 염두에 둔 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 축구계 ‘수장’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지난 7일 백악관으로 트럼프를 찾아갔다. 트럼프는 인판티노가 보는 앞에서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준비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백악관에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서에 서명했다. 더구나 오는 6~7월 미국에서 FIFA 클럽월드컵을 여는 FIFA로서는 성공 개최에 트럼프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번 클럽월드컵은 32개 팀이 참가하는 한 달짜리 대회로 확대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면담에서 ‘관중 수백만 명 유치, 일자리 20만개 창출, 400억 달러(약 59조원) 경제 효과’ 등 월드컵 기대 전망을 공유했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월드컵을 연다는 게) 한 달간 미국프로풋볼(NFL) 수퍼보울을 매일 3경기씩 한다는 인판티노 회장 얘기가 듣기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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