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속 썩이니까 좋습니까?"
성매매로 피해자를 불러내 금품을 요구한 10대 청소년들의 재판에서 심리를 맡은 부장판사의 말이다.

12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 형사3단독 형사 법정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등 혐의를 받는 17~19세 청소년 6명과 대학생 1명이 나란히 섰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성매매하겠다고 연락한 피해자를 광주 서구의 한 모텔 주차장으로 불러내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모텔로 찾아온 피해자에게 '미성년자와 성매매하려 한 것을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금품을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같은 해 8월 광주의 한 식당에서 음주 운전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추격해 단체로 둘러싸고 금품을 요구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이밖에 무전 취식하거나 차털이를 한 혐의도 받는다.

특히 대학생인 A씨(21)는 채팅 앱으로 성 매수자를 모집한 뒤 호텔로 불러내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피해자의 신체 사진을 찍고 31만원의 현금과 자동차 열쇠 등을 가져간 혐의도 포함됐다.

이날 심리를 맡은 장찬수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피고인들을 꾸짖었다.

장 부장판사는 재판 시작에 앞서 팔짱을 끼거나 한숨을 내쉬는 등의 피고인들의 법정 태도를 바로 잡았다. 이어 "한창 학교 다니고 친구들과 놀러 다녀야 할 나이에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뭐 하는 거냐"면서 "검사의 공소사실을 들으면서 느끼는 것이 없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이사 간 집 주소를 모르는 피고인에게는 "집에 얼마나 가지 않았으면 집 주소도 모르느냐"고 말했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 피고인에게는 "부모님도 재판에 같이 나오셨느냐. 부모님 속을 썩이니까 좋으냐"고 비판했다.

불만 가득한 태도로 심리에 임한 한 피고인에겐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반성문을 써 제출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해당 재판은 피고인들의 법률대리인 측이 혐의 사실에 대한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서 다음 달 11일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