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는 중국 휴머노이드로봇. 중국 광명망 캡처. 연합뉴스

중국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인간에 가까운 운동 능력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했다고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애지봇(즈위안로보틱스)은 전날 높이 1.3m, 무게 33.8㎏의 신제품 '링시 X2'(이하 X2)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펑즈후이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가 공개한 영상에는 X2가 걷기, 달리기, 몸체 회전, 춤추기뿐만 아니라 지하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담겼다.

X2는 스쿠터와 전동식 이동장치 호버보드 위에서도 균형을 유지해 기존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뛰어난 유연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로봇은 텍스트 외에도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인 멀티모달 대형 언어모델(LMM)을 기반으로 인간과의 교감 능력도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영상에서 펑즈후이가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지금 몇 시냐"고 묻자 X2는 "지금은 아침 5시 42분"이라고 답했다.

또한 오른손과 왼손에 각각 우유와 음료병을 든 펑즈후이가 "잠이 안 오는데 어떤 음료수를 마셔야 하느냐"는 질문을 하자, X2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우유 한 잔을 마실 것을 추천한다"고 응답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표정과 어조를 분석해 감정 상태를 평가하고 이에 맞는 반응을 제공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애지봇 관계자는 "교육 및 의료 같은 분야에서 경비원과 유모, 청소부 역할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응용 프로그램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 간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샤오펑은 휴머노이드 로봇에 장기적으로 최대 1000억위안(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관영 매체를 인용해 전했다.

허샤오펑 샤오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 "지난 5년간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왔는데 앞으로 20년 더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추가로 500억위안, 많게는 1000억위안을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한 샤오펑은 지난해 11월 테슬라 '옵티머스'에 대응하는 '아이언'을 공개했다.

앞서 왕촨푸 BYD 회장도 작년 말 로봇 공학과 AI에 1000억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은 석 달 전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고메이트'를 선보였다.

작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AI 대회'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3000억위안(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