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 방심하는 순간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다.”
16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산불 위험이 줄어든 가운데 산림당국이 재난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유지하고 있다. 주말인 15일에도 전국에서 6건의 산불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지난 15일 오후 10시29분쯤 백령도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차량과 인력을 투입해 산불 발생 2시간36분만인 16일 오전 1시5분쯤 진화를 마쳤다. [사진 산림청]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사흘간 전국에서 28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주말인 15일에는 6건에 불과했지만 13일과 14일에는 각각 8건, 14건의 산불이 발생, 임야가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은 경기와 충남, 강원, 부산,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전국 대부분의 산림이 바짝 마른 상태로 작은 불씨에도 피해 규모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산림당국은 피해조사팀을 현장에 파견, 정확한 피해 면적과 재산 피해를 조사할 방침이다.

15일 오후 10시29분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의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야간에 발생한 데다 섬 특성상 차량과 인력만을 투입할 수 있어 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당국은 차량 5대와 인력 30명을 동원해 2시간36분 만인 16일 오전 1시5분쯤 불길을 잡았다.

같은 날 오후 6시40분쯤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1시간28분만인 오후 8시8분쯤 진화됐다. 산불이 발생하자 당국은 차량 24대와 인력 100명을 투입했다. 철책선과 인접한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의 야산에서는 오후 1시10분쯤 산불이 발생, 40분 만에 진화됐다.

15일 오전 2시59분쯤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진화인력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산림청]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충남 부여군 임천면의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민가 쪽으로 번졌지만, 당국이 헬기 1대와 진화차량 8대, 인력 40명을 신속하게 투입하면서 차단에 성공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민가, 비닐하우스와 인접한 곳에서 불이 나 차단에 중점을 두고 진화작업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16~17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겠지만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3~4월에는 건조한 날씨에 강풍으로 작은 불씨가 대형산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2015~204년) 전국에서는 연평균 546건의 산불이 발생, 4003㏊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해는 2022년으로, 한 해 동안 756건의 산불로 2만4797㏊의 산림이 폐허가 됐다. 축구장 1개 면적이 0.714㏊인 점을 고려하면 축구장 3만4729개 면적의 산림이 사라진 셈이다.

15일 오전 10시30분쯤 충남 부여군 임천면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로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산불이 발행하자 산림당국은 헬기와 차량 등을 투입해 28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사진 산림청]

과실로 산불이 발생하면 과태료나 징역형의 처벌을 받게 된다.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산불 발생의 원인이 된 사람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다른 사람 소유의 산림에 불을 지르면 5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형을 받는다.

산림 인접 지역(100m 이내)에서 불을 피우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들어간 경우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면 3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생활폐기물을 소각하면 관련 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