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북통일보다 어렵다“…서울·부산·인천 '초고층' 얼마나 힘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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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롯데타워 공사는 2000년 이후 세 번의 기공식을 거쳤다. 25년 만인 지난 3월 5일 현재 5층까지 올라가 공정률 5%라고 현장 관계자가 전했다. 김홍준 기자
# 서울. 2021년 2월 15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란히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을 찾았다. 같은 날, 같은 장소를 찾더니 같은 공약을 했다. “상암동에 100층 랜드마크를 만들겠다.” 3년 뒤 2024년 7월. 100층 랜드마크는 없던 일로.
# 부산. 2022년 6월 1일. 부산시는 이날부터 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을 정지시켰다. 마침 휴무일이라 ‘피해’는 최소화했지만, 영화관과 식당을 찾은 손님은 발길을 돌렸다. 롯데백화점 임원들이 대거 내려가 부산시와 당일 밤까지 협상을 벌여 이튿날 영업 재개. 영업정지 이유는 부산롯데타워 건설의 미적지근함.
# 인천. 2023년 11월 13일. 인천시의회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열렸다. “송도 11공구에 131층 빌딩을 추진하고 있나(김대중 국민의힘 의원).” “내부 검토 중인 것은 사실(당시 김진용 청장).” 이 문답에 시의회가 들썩였다.
서울·부산·인천. 대한민국 도시 빅3. 위상처럼 건물도 높다. 특히 고층도 아닌 ‘초고층 건물’이 몰려있다. 우리나라 최고층 롯데월드타워(123층·555m)가 2017년 4월 3일 서울 송파구에 문을 열었다. 롯데월드타워 전후, 대한민국은 가히 초고층 시대로 접어들었다.
초고층 건물은 곧 힘이다. 경제력과 기술력의 상징물. 일자리와 인구가 늘어나는 활력의 마중물. 그래서 선거를 틀어쥐려는 후보들이 약속한 듯 내놓는 공약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과 동떨어진 공허한 구호, 혹은 욕망이 하늘을 찔러 무너진 21세기 바벨탑이 될 수도 있다.
롯데월드타워 개장 8년.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 한 달 새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강남 테헤란로 용적률을 각각 1700%와 1800%로 푼다는 계획을 발표해 마천루의 꿈을 일으키고 있다. ‘여지(餘地·남는 땅)에 여지없이 추진’한다는 초고층의 시대. 그 현장을 찾아갔다. 진행·지연과 순항·표류 등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곳이기도 하다.
부산롯데타워, 기공식만 3번… ‘영업정지’ 뒤 5% 공정

지난 3월 5일 부산롯데타워 신축현장에서 타워크레인 2호기가 상판을 끌어 올리고 있다. 김홍준 기자
‘초고층’이란 수식어는 ‘200m 이상이거나 50층이 넘는’ 건물에 붙는다. 2023년 기준 50층 이상 건물은 전국에 103개(부속건물 제외, 국토교통부). 광역자치단체로는 부산이 35개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도(19개)·인천(19개)·서울(12개) 순이다. 높이 톱10에는 서울 5개, 부산 4개, 인천 1개가 포진하고 있다.
건물 세계에서도 1등은 견제의 대상. 롯데월드타워보다 앞서가려 했거나, 추격하려는 시도는 여럿이었다. 초고층이 가장 많은 부산. ‘롯데’가 ‘롯데’를 앞서가려고 했다.
“지하 8층에서 시작해 지상 5층까지 올라간 상태입니다. 시멘트 타설까지 끝냈고요.”
지난 5일 이른 오전. 부산롯데타워 건설 현장 관계자의 말이다. 부산롯데타워는 2023년 8월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남쪽에서 세 번째 기공식을 열었다. 67층·342m 목표를 향하고 있다. 원안인 108층·510m에서 대폭 낮췄다. 첫 번째 기공식이 열린 2000년. 5년쯤 뒤에는 당시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들어설 기대감에 부산이 붕 떴다.
그런데 지지부진했다. 2009년 두 번째 기공식 뒤에도 공사는 지하에서만 맴돌고 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수많은 ‘설’이 튀어나왔다. 아파트로 용도 변경하기 위해 시간을 끈다, 신동빈 회장과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간 ‘왕자의 난’이 발목을 잡았다는 등의 분석이 나왔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신동빈 회장의 구속, 그리고 현재도 튀어나오는 유동성 부족도 부산롯데타워의 공사 진행과 높이를 끌어 잡았다고 꼽힌다.

2023년 발표된 부산롯데타워의 세 번째 조감도. [중앙포토]
애초에 부산롯데타워 건축 허가는 부속건물로 롯데백화점(광복점)과 엔터테인먼트동을 만드는 ‘종합세트’였다. 백화점 영업은 부산시의 ‘임시사용 승인’으로 이뤄진 것. 부산시는 초강수를 뒀다. 임시사용 승인을 연장하지 않고 영업정지 시켰다. 2022년 6월 1일이었다(롯대백화점의 ‘선제적 자율 휴무일’이라는 설도 있다).
이날, 롯데쇼핑 임원들이 부산으로 달려갔다. 업무협약이 다시 체결됐다. 한 달쯤 뒤에는 신동빈 회장이 이례적으로 부산시청을 찾아 “차질 없는 건립”을 약속하기도 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유동성 문제와 관계없이 부산롯데타워 건설은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 반응은 다소 싸늘하다.
부산롯데타워 건설 현장 바로 앞, 영도대교 근처에 사는 김정미(59)씨는 “세 번째 기공식 직후 후다닥 저만큼(지상 5층) 올린 뒤로 1년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진척이 없다”며 “신혼 때 첫 기공식을 봤는데, 25년이 흘러 내가 환갑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부산 중구의 공인중개사 이승훈(31)씨는 “KDB산업은행 본사 이전이나 부산항 북항 재개발 관련 건설 인력들은 월세를 얻으려 문의를 많이 하는데, 이상하게도 부산롯데타워에서 일한다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김씨나 이씨의 말에는 ‘공사 고의 지연’이란 의미가 깔렸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롯데가) 자금 사정이 안 좋아 다시 공사를 멈출까 걱정이기는 하다”면서도 “관심과 독려·지원 차원에서 지속해서 현장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측은 “그동안 원도심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호텔과 업무시설을 설계에 추가 반영했고, 외관 디자인도 바꾸면서 공사가 지연됐다”며 “안전하고 활기찬 부산을 만들기 위한 고심”이라고 시민들에게 양해를 부탁했다.

우리나라 초고층 랜드마크 1, 2, 3위. [중앙포토]

김영옥 기자
부산롯데타워는 세 번의 기공식과 한 번의 영업정지를 건너왔다.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20대 청년 시절을 보냈다는 광복동. 주민 신모(51)씨는 “여기 상권이 폭삭 주저앉았다. 네 번째 기공식은 기다리지 못하겠고, 두 번째 영업정지는 나도 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공정률은 5%”라고 전했다. 예정 완공 시기는 2028년 말. 3년여 시간에 나머지 95%를 채워야 한다. 무너져버린 부산 시민의 믿음을 다시 세워줘야 하는 과제도 있다. T/C(타워크레인) 2호기가 상판을 5층에 올리고 있었다.
청라시티타워 공사비 뛰어…주민들 ‘송도’ 먼저 세울까 초조

청라호수 한가운데 청라시티타워 부지에 가림벽이 세워져 있다. 그 주변 산책로에서 주민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 김홍준 기자

청라시티타워 조감도. 448m로 계획하고 있다. [사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초고층 건물 공사가 남북통일보다 어려울 줄이야.”
인천 청라국제도시 주민들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말. 청라호수 한복판에 세우는 청라시티타워는 2009년 착공하려고 했다. 448m 초고층. 2020년부터 호수를 막아 수위를 낮췄고, 공사장 가림벽은 높였다.
12년째 청라에 사는 조성훈(29)씨는 “철옹성 같은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 한다더라, 안 한다더라는 ‘카더라’만 쏟아져 나온다”며 “고등학생 때부터 봐 와서 너무 익숙해지고 말았다. 그래서인지 저 가림벽은 청라의 빼박(빼도 박도 못하는) 풍경, 오랫동안 함께 산 동거인처럼 여겨진다”고 했다. 청라호수 산책로를 걷고 있던 문모(46)씨도 “토지·주택 분양 때 청라시티타워 비용(3000억여원)도 반영됐는데, 질질 끌다가는 ‘폭동’이 날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새 공사비가 3000억원에서 8000억원 대로 뛰었다고 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은 추진 의사가 강하지만 불확실하다. “남북통일보다 어렵다”는 주민의 댓글이 나온 이유다. 해당 청라 주민 커뮤니티에는 ‘송도(국제도시)보다 늦게 생기면 안 된다’ ‘송도랑 같이 엮이는 꼬임수’라는 표현도 있다. 인천의 또 다른 초고층 건물 사업인 ‘송도 6·8공구 랜드마크’를 두고 나온 말이다.
‘151인천타워’ 사업이 있었다. 송도 6·8공구의 151층 613m 거대한 쌍둥이 빌딩. 2008년 착공했지만, 사업 축소를 놓고 시행사와 인천경제청이 갈등을 벌이다가 결국 2015년 무산됐다. 하지만 2020·2024 총선과 2022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의 ‘재추진’ 공약 대상이었다. 당시 ‘수십 년 반복된 낡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반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송도 6·8 공구 랜드마크는 103층 420m로 높이는 낮아졌지만, 151인천타워의 환생이라고 일컬어진다. 송도 주민 이모(58)씨가 “이번에도 안 되면 시장·국회의원·시의원들을 싹 갈아엎겠다”고 말할 정도. 이씨는 이어 “(151인천타워가) 제대로 추진됐다면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은 대한민국 제1의 랜드마크가 됐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라시티타워가 터파기 수준에서 멈췄다면, 송도 6·8공구 랜드마크는 지난 2월 설계 심사에 들어갔다. 때아닌 청라와 송도의 라이벌전. 그래서 주민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나서 “절대 사수”와 “강력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이명식 동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초고층 빌딩 건축은 정말 냉철해야 한다. 시간·비용이 넉넉해야 한다. 49층까지만 짓는 고층 건물보다 층당 2배 가까이 든다”며 “변수를 만나면 보완할 수 있는 기술과 기다릴 수 있는 차분함도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무안 제공항공 사고로 비행 안전성 검증이 강화된 것도 변수다. 최근 서울지방항공청은 인천의 초고층 건축물 사업들과 관련해 ‘비행 안전성 검증’을 완전히 마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인천경제청에 전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주민 사이에서는 “건물 높이, 공사 속도보다 안전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송도와 청라의 초고층 건물 사업이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2023년 11월 인천시의회 행정감사에서 김진용 당시 인천경제청장이 “송도에 131층 건물 추진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한 달 뒤, 한 언론사가 인천경제청 관계자의 말을 빌려 김 전 청장이 131층 사업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당시 행정감사에서 김 전 청장의 개인적인 생각이 튀어나온 해프닝”이라는 해명했다. 묵언수행 중인듯, 주민들은 청라호수 주변을 조용히 뛰고 있었다.
GBC, 층수 내려 3개 동… DMC는 22년간 첫삽 못 떠

2024년 6월 8일 촬영한 강남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건설 현장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모습. 서울시는 지난 2월 21일 당초 105층 1개 동에서 54층 3개 동으로 변경한 현대차의 GBC 신축 제안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현대차의 변경안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며 계속 반려해 왔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54층 3개동으로 새로 제안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사업 조감도. [사진 서울시]
115→105→70→55→54.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이전에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층수 계획은 이렇게 변했다. GBC는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부지에 세우는 초고층 건물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54층·242m 3개 동으로 변경한 현대차의 제안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높이에 연연하지 않고 주민과 더불어 할 수 있는 수평적 공간 배치를 선택했다”며 “강화된 안전·환경 기준, 높아진 건설비용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전 2016년 제안은 105층·561m에 이르는, 예정대로 세웠다면 롯데월드타워를 넘는 높이였다.
하지만 이번 제안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 고층 건물건축 전문가는 “원안 층수 유지를 원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고, 100층 이상으로 잡은 상암DMC 랜드마크가 무산되면서 서울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원하는 서울시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제안서 검토 후 현대차 측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명식 교수는 “꼭 100층짜리 같은 높은 게 좋은 건 아니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처럼 비교적 낮은 3개 동으로 트리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혜리 도시건축가는 “이번에 제안한 54층 3개 동에 대한 현대차 측의 설명은 105층을 ‘못하게 된’ 핑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디자인상으로도 딱히 수평적 공간 배치라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GBC가 서울의 동남권 랜드마크라면, DMC는 서북권 랜드마크. 2002년 133층·690m로 추진했지만, 현실에서는 엎드려 있다가 계획과 공약으로만 반짝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나경원 예비후보의 공통 공약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지난해 7월 무산됐다. 22년간 첫 삽도 못 뜬 채 덩그러니 부지만 남아있게 됐다.
박혜리 도시건축가는 “DMC가 초기 계획대로 지어졌다면 서북권 발전에 좋았겠지만, 시간을 허비하면서 상징성과 부가가치도 휘발되고 말았다”며 “서울시가 문화시설 등 다른 랜드마크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운만큼, 흉물로 방치하면 안 된다. 시일이 걸린다면 임시라도 공원으로 개방하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초고층 건물 사업은 대부분 2000년대 전후로 구상됐거나 착공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막 벗어난 한국의 건설경기는 당시 호황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덮쳤다. 부산롯데타워·151인천타워·DMC 등은 동력을 잃었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올린다는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은 사업자 선정이 네 차례 유찰되면서 22년 간 첫 삽도 못 뜬 채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3만7262㎡에 이르는 상암DMC 랜드마크 부지. 김홍준 기자
‘초고층 건물 지수’(Skyscraper Index)‘가 이를 설명한다. 1999년 1월 당시 독일 3위 은행인 드레스드너은행의 투자 연구소 앤드루 로런스 소장이 내놓은 개념이다. “경기순환의 정점, 즉 경기침체가 직전 초고층 건물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되풀이돼왔다”는 내용이다. 2018년에 또 다른 금융위기도 있었으니, 금융전문가 제임스 리카즈는 1998년은 국가의 빚, 2008년은 가계의 빚, 2018년을 기업의 빚으로 부르기도 했다.
‘마천루의 저주(Skyscraper Curse)’란 말도 있다. 100년 전 미국 대공황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102층) 완공 무렵 닥쳤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트윈타워(88층·452m)가 완공할 즈음인 1997년에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타워(167층·1007m)가 2020년 마무리돼 ‘m’가 아닌 ‘㎞급’ 높이로 세계 1위가 될 예정이었지만, 2018년 금융위기와 그 이후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혀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금 건설경기는 빙하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준이 강화되면서 버티고 버티던 중견·중소 건설사는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 마천루의 상징이었던 63빌딩을 만든 신동아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전주시티타워 조감도. 2028년까지 153층 470m로 만든다는 계획이디. [사진 자광]
#전주. 비교적 최근인 2017년 전주시티타워(153층·470m) 사업이 떠올랐다. 전주시민회는 “시행사인 ㈜자광이 PF를 통해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자본잠식 기업”이라며 "부실기업이 5000억원이 넘는 타워 건축 비용을 빌릴 수 없다”며 전주시에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전주시와 ㈜자광은 문제없다는 의견이다.
초고층의 시대. 제한된 토지의 활용 대안인가. 활력의 매개체인가. 아니면 경기 부진 속 무리수인가. 선거 공약에서만 일렁이는 신기루인가. 그렇다면 초고층은 시대 착오적인가. 전문가들의 말은 이렇다.
“초고층 건물은 악(惡)이 아닙니다. 도시의 브랜딩을 위해, 시민의 주거를 위해 충분히 선(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적재적소입니다.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스카이라인과 어울려야 합니다. 경제적 능력과 기술, 친환경, 교통문제 해결이라는 조건도 필요하고요(박혜리 도시건축가).”
“초고층 랜드마크는 지역의 가치와 전망을 새기는 상징성이 매우 강해요. 지역 활기를 높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큽니다. 하지만 섣불리 접근하면 도시의 아이콘보다 도시의 흉물, 도시의 좌절이 될 가능성도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합니다(이명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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