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첫 술∙담배 놀라운 비밀 알아냈다…12세부터 10년간 추적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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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3학년인 조성민(18·경기 광주시)군과 어머니 신영애(47)씨는 6년간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 참여했다. 질병청이 2019년 전국 초등학교 6학년 학생 5051명과 학부모를 모아 2028년까지 10년 목표로 이어가는 추적조사다. 만 12세부터 22세까지 대상자의 흡연, 음주, 식생활,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 변화를 관찰하는 게 이 조사의 목표다.
조군의 어머니 신씨는 “10년간 조사한다는 걸 알고 시작한 것이라 올해도 당연히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미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연구에 기여하고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조 군 역시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질병청은 오는 10월 말까지 조군을 비롯한 5000여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7차 청소년건강패널조사가 진행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는 조사 대상 학생 대부분이 고3이 되는 시기라 예년보다 이른 3월 시동을 걸었다. 조사는 1:1로 조사원이 가정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가 각각 태블릿PC 설문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해엔 143개 문항을 조사했고, 대상자들의 성장에 맞춰 조금씩 늘렸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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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200개 문항(학부모 23문항)을 물을 예정이다. 6차 조사까지 모두 참여한 학생은 4141명(82%)에 달한다. 패널조사는 동일한 조사 대상을 매년 반복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성장에 따라 변화하는 건강행태의 선·후 관계를 알 수 있고, 건강행태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가족, 친구나 사회환경 등 결정요인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현황을 파악하는 단면 조사와는 차별화된다.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는 청소년 건강정책(국민건강증진 종합계획,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오진희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관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담배를 접하는 학생이 늘어나는데 특히, 중3에서 고1 진학 때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증가 폭이 가장 크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조사 결과 가향담배(향 첨가 담배)로 담배 제품을 처음 시작한 경우가 70%에 가깝게 나타나, 신종·가향담배에 대한 규제 강화의 필요성이 데이터로 확인됐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연구를 이끄는 황준현 대구가톨릭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초등에서 중등, 고등, 성인기로 넘어가는 시기마다 술·담배·운동 건강 행태가 확 바뀌는데, 이 조사는 다른 조사에서 확인이 어려웠던 담배ㆍ술을 시작하게 되는 요인 등을 관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앞으로 3년 뒤면 조사가 종료되지만, 장기간 유지해온 패널 가치를 생각하면 좀 더 길게 연구할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라며 “해외에선 30~40년 초장기 추적조사가 이뤄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청소년의 건강 수준을 높이고,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정책 수립, 제도 개선·관련 분야 연구 활성화에 활용하는 국내 유일의 장기 추적 조사”라며 “청소년건강패널조사의 패널로 선정된 학생들은 우리나라 청소년의 건강증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조사에 적극 참여해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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