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빅테크 굴기, '중국판 M7'이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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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M7이 뜬다"
최근 '중국판 M7'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판 M7'은 미국의 M7과 대응되는 개념이다. 미국에 M7(애플, 구글, 아마존, MS,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이 있다면, 중국 7대 기술 기업을 '중국판 M7'이라 부르는 것이다. 2025년 들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판 M7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7: '메그니피센트(magnificent) 7'의 줄임말,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7대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말로, 미국 증시 빅테크 대장주로 꼽힌다.
앞서 언급했듯 중국판 M7는 중국 7대 빅테크 기업을 가리키는 말이다. 텐센트(騰訊), 알리바바(阿里巴巴), 샤오미(小米), 비야디(BYD), 메이퇀(美團), SMIC(中芯國際), 레노버(聯想) 등 7개 기업이 포함된다. 여기에 지리자동차(吉利汽車), 바이두(百度) 넷이즈(網易)를 추가해 T10(Terrfic 10)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각각 이커머스,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출처: Geek研究僧(2025년 3월 4일 종가 기준)
2025년 들어 중국판 M7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2월 말 기준, 이들 7개 기업의 시가 총액은 1조6500억 달러(약 2400조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이른바 '딥시크(DeepSeek) 쇼크'도 중국 빅테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딥시크가 '고효율, 저비용'의 생성형 AI를 선보이며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진 것이다. 미국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중국판 M7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판 M7 굴기의 주된 배경으로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토대로 미국과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비야디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11만 명의 엔지니어를 거느리고 있으며, 누적 연구개발 투자 비용이 1600억 위안(약 32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비야디(BYD) 홈페이지 캡처
비야디는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와 1~2위를 다투는 전기차 기업이다. 얼마 전 비야디는 "전국민 자율주행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모든 차종에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여 스마트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얘기다. 글로벌 1위 드론 기업 DJI와 손잡고 스마트 차량용 드론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비야디는 지난 2024년 역성장한 테슬라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2025년 2월에도 동기 대비 161.39%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야디는 올 들어(2025년 3월 4일 종가 기준) 주가가 27%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바바는 명실상부 중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이다.
현재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물류, 핀테크 등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으며,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의 선도자로 꼽힌다. 최근 알리바바는 향후 3년 동안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인프라에 3800억 위안(약 7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6일에는 자체 개발 챗봇인 'QwQ-32B'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며 딥시크를 능가하는 성능이라고 자신했다. AI 개발 호재에 시진핑 정부와의 관계 회복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알리바바의 주가는 올해에만 50% 이상 급등했다.
레노버는 세계 1위 PC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과 LG의 존재감에 밀려 인지도가 낮은 국내 시장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노트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Mobile World Congress) 2025'에서 통합 인공지능(AI) 솔루션과 신제품을 선보였다. 레노버의 주가는 2025년 13% 가까이 올랐다.
텐센트는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微信)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게임과 동영상 등 콘텐츠 제작으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AI 챗봇 위안바오(Yuanbao)을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 텐센트의 주가는 약 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샤오미는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중국 브랜드 중 하나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며 가성비 좋은 IT제품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사업 분야 확장에 성공, 중국 기술기업 사업 다각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특히 지난 2024년 출시된 샤오미의 첫 번째 전기차 SU7은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 13만5000대를 기록했다. 2025년 샤오미의 주가도 45% 넘게 올랐다.

출처: 메이퇀 홈페이지 캡처
메이퇀은 중국 대표 생활서비스 플랫폼 기업이다. 특히 배달앱으로 유명해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통한다. 음식 주문, 호텔 예약 등 서비스를 통해 생활 편의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메이퇀의 주가는 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SMIC는 중국 대표 반도체 기업이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25년 SMIC의 주가는 62% 올랐다.

SMIC. HUXIU닷컴
이들 '중국판 M7'의 상승세 속에서, 빅테크 기업 위주로 구성된 홍콩 항셍테크 지수는 올 들어 38% 이상 올랐다. 지난 3월 6일에는 5% 넘게 상승하며 2021년 이후 4년 만에 6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투자자의 중화권 증시 거래액은 7억 80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8월 이후 최대 규모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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