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세대 이용재 교수팀, 지구 내부 초수화 반응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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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 교수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이용재 교수 연구팀이 알칼리성 염수를 함유한 지각판 섭입대에서 발생하는 ‘초수화 반응’을 실험적으로 규명하며, 지구 내부에 다량의 물을 포함한 광물이 형성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4.7)’에 3월 7일 자(현지 시각)로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의 물은 대기와 지표를 순환할 뿐 아니라, 해양 지각판의 섭입을 통해 지구 내부로도 깊이 침투한다. 오랜 시간 바닷물과 접촉하며 수화 변질된 함수광물들이 지각판에 포함돼 섭입되며, 이 과정에서 물을 운반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간 약 10억 톤에 달하는 물이 섭입대를 따라 지구 내부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섭입하는 깊이에 따라 함수광물이 바닷물 성분으로부터 시작된 알칼리성 염수와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실험적으로 관찰했다. 연구팀은 섭입대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함수광물 중 하나인 ‘활석(Talc)’을 대상으로, 섭입대 깊이에 따른 높은 온도와 압력 조건을 만들어 알칼리성 염수 유체와의 반응을 관찰했다.

활석은 모스 굳기계 1번에 해당하는 부드러운 점토광물로, 분말 형태일 때 접착을 방해하는 특성이 있어 베이비 파우더나 화장품 재료 등으로 널리 사용된다. 활석은 일반적으로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한 광물의 수화 변질 반응을 통해 만들어져 약 5%의 물을 함유하며, 섭입대의 높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는 추가적인 수화 반응을 일으켜 물 함량이 약 8~13%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섭입대에 존재하는 실제 유체 조성과 유사한 알칼리성 염수 환경을 적용한 결과, 기존에 수화 반응이 일어나는 깊이보다 얕은 약 90km 조건에서 약 31%의 물을 함유한 ‘초수화 활석’으로 형성됨을 확인했다.

이 초수화 활석은 섭입대 약 125km 깊이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이후 더 깊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는 초수화된 물을 방출시키는 탈수 반응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활석의 결정상으로 전환된다. 이때 방출되는 다량의 물은 지진 발생을 유도할 수 있고 마그마 형성을 통해 지표에서의 화산 분출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실험의 온도와 압력 조건으로 모사된 마리아나 섭입대의 경우, 활석의 초수화와 탈수 반응이 일어나는 깊이 구간에서 지진 발생 빈도와 함께 지표에서의 화산 분포에 연관성을 보이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섭입대에서 일어나는 광물의 변화와 물순환 기작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역동적이며 지표의 환경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용재 연세대 교수는 “만약 이러한 초수화 반응이 지난 2억 년 동안 지속됐다면, 이는 현재 약 300m의 해수면 감소량에 해당되는 물이 섭입대를 통해 지구 내부로 유입됐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사업(고압광물물리화학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한국원자력연구원, 강원대학교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또한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고온·고압 X-선 회절 실험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ANL), 독일 전자방사광연구소(DESY), 그리고 포항가속기연구소(PLS-II)의 시설을 이용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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