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글의 '칩 의존 불안', 이번엔 미디어텍에 손…화웨이는 PC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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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 연합뉴스

기업간 경쟁과 미·중 패권 다툼이 격화하는 가운데,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는 글로벌 정보통신(IT) 제조 기업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구글은 저렴한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위해 오랜 협력사인 브로드컴 대신 대만의 미디어텍과 손잡았다. 화웨이는 미국산 첨단 반도체 수입이 막히자 자체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디인포메이션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자체 AI 칩인 ‘텐서처리장치(TPU)’ 제작을 위해 미디어텍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TPU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머신러닝에 특화된 맞춤형 칩이다. 2015년 1세대가 출시됐고 내년에 7세대 버전 공개를 앞두고 있다. 구글은 엔비디아처럼 TPU를 독립형 하드웨어로 판매하진 않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접근은 외부에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미디어텍으로 눈을 돌린 주요 원인으로는 비용 절감이 꼽힌다. 미디어텍의 칩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브로드컴과 협력했을 때보다 비용이 줄어들 것이란 계산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해 TPU 개발에 60억~90억 달러(약 9조~13조원)의 비용을 쓴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미디어텍이 같은 대만 기업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와 깊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의존도 줄이자…빅테크, 자체 AI 칩 개발 사활

구글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에 맞서 자체 AI 칩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장은 자체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AI 칩을 탑재하고 있지만,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겠단 전략이다. 기술력도 끌어올렸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표된 6세대 TPU인 ‘트릴리움’은 이전 세대 칩보다 학습 성능은 4배, 추론 처리량은 3배 증가했다.

구글뿐만이 아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AI 혁신을 위한 자체 칩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손잡고 맞춤형 AI 칩 개발에 뛰어들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자체적으로 AI 칩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앞세워 AI 칩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고비용·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탈(脫)엔비디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 AI PC에 탑재할 자체 CPU 개발

미·중 패권 갈등으로 당장 첨단 기술·장비 확보가 어려워진 중국도 발 빠르게 기술 자립에 나섰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자체적으로 새로운 AI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정보기술보안평가센터는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CPU ‘기린 X90’ 칩이 보안 레벨 2등급을 획득했다고 공고했다. 화웨이는 그간 인텔과 퀄컴의 구형 반도체를 사용해왔지만 지난해 5월부터 미국이 판매 승인을 완전히 제한하면서 자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앞서 화웨이는 PC 운영체제(OS)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Windows)가 아닌 자체 개발한 ‘하모니 OS’를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모두 기술 자립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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