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정적 체포 후 시위대에 "용납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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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AF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야권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공공질서 훼손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국영 TFT하베르 방송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거리의 테러에 결코 굴복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파괴 행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위를 독려하고 있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소속 정당인 공화인민당(CHP) 지도부를 겨냥해 "CHP 대표가 이끄는 곳은 막다른 길"이라며 "법정이 아니라 거리를 향해 절도, 강도, 사기, 불법행위를 옹호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CHP는 불법조직에 연루돼 부패에 깊이 빠지고 쿠데타와 테러를 조장하는 등 행동으로 합법적 정당의 자격을 잃어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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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체포한 것에 항의하는 이스탄불의 대학생 시위대. 21일 이스탄불 대학의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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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앙카라의 한 기술대학의 시위대가 20일 경찰이 뿌린 물대포를 맞고 있다. AFP=연합뉴스

또한 "경찰을 공격하고 판사와 검사를 위협하고 법원을 압박하고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며 반민주적인 수단에 의지하는 것으로는 무엇도 이룰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알리 예를리카야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 16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동 행위를 한 계정 326개를 적발해 이 중 5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일마즈 툰츠 법무장관도 엑스에 "집회·시위는 기본적 권리지만 진행 중인 형사사건에 대한 요구를 내놓는 것은 불법이며 용납될 수 없다"며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부가 수집된 증거에 근거해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 19일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테러조직 연루 및 부패 혐의 등으로 전격 체포됐다. 레술 엠라 샤한 시슐리시장, 마히르 폴라트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화인민당(CHP) 소속 정치인도 함께 체포됐다. 검찰은 총 106명을 대상으로 수사하고 있다.

이후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반발 시위가 확산됐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주튀르키예 한국대사관은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등지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22∼23일 주말 동안 군중이 밀집한 시위 장소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에르도안 대통령의 22년 장기 집권에 도전할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오는 23일 예정된 공화인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선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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