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Health&] [기고] ‘발작’일으키는 뇌전증 환자, 매년 1만8000명 발생…약물치료 꾸준히 하고 난치성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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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허경 동래봉생병원 의무이사

약물치료로 70~80% 조절 가능
국소 발작인 경우 뇌 절제술 시행

기고 허경 동래봉생병원 의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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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은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중요한 신경계 질환의 하나다. 국내에선 ‘간질’이란 병명이 갖는 부정적인 의미가 환자에게 수치감을 주고 사회적으로 거부감을 유발한다고 판단해 2010년 뇌의 전기적 이상이란 뜻의 ‘뇌전증’으로 바뀌었다.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25만 명정도로, 매해 약 1만8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뇌신경 세포가 짧은 시간 동안 발작적으로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켜 나타나는 증상을 ‘발작’이라고 한다. 발작이 두 번 이상 반복해 일어나는 만성 상태, 혹은 한 번이라도 재발 경향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뇌전증’이라고 한다. 발작은 장기간 지속하는 게 아니고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국소 발작의 경우 뇌의 기능이 복잡한 것처럼 어느 부위에서 발작 활동이 시작했는지 또는 어떻게, 얼마나 다른 부위로 퍼지느냐에 따라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발작 활동이 퍼지는 정도에 따라 본인만 느끼는 전조만의 발작(표현할 수 없는 느낌, 치밀어 오르는 느낌, 익숙한 느낌, 낯선 느낌, 냄새, 소리, 저림 등)에서 진행하면 무반응 상태의 인식 장애, 더 진행하면 전신 경련의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뇌전증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짧고 판에 박힌 증상이다. 그에 반해 전신 발작은 상대적으로 단순해 균형적인 대발작, 소발작, 근간대발작, 긴장발작, 무긴장발작 등으로 나눈다.

뇌 손상 병력이나 뇌의 구조적인 이상, 뇌파 이상 소견 등이 있는 게 아니라면 첫 번째 발작에선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하지 않는다. 경과를 관찰하다가 뇌전증 발작이 재발하면 다시 재발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일부는 일생의한 시기에만 발작 활동이 일어나고 무발작 상태가 이어져 약물치료를 중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다수는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전증이나 발작이 진행하는 구조적 이상이나 원인 질환의 증상으로 일어난 경우라면 항발작약물 치료와 함께 수술이나 원인 질환 자체에 대해 치료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제외한 대다수는 약물치료가 주요 치료법이다. 약물치료엔 20개 가까운 약물이 사용된다. 약물치료로 환자의 70~80%까지 발작이 조절될 수 있어 대부분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환자에 따라 약물에 대한 효과나 부작용 반응이 다르므로 양질의 치료가 이뤄지기 위해선 담당 의사와의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 환자는 약물 복용을 꾸준히 하고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여러 약물의 병용요법을 포함한 적극적인 약물치료에도 난치성을 보이는 환자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 전 정밀 검사를 통해 국소적인 초점이 확인된 환자는 초점을 제거하는 뇌 절제술이 발작을 조절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수술 방법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는 미주신경자극술, 심부뇌자극술 같은 수술법, 케톤 생성 식이요법 등의 다양한 치료법이 발작 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돼 세계적으로 우수한 효과가 인정됐으나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항발작약물인 세노바메이트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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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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