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31일 헌법재판소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즉각 선고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8인을 직접 겨냥하며 파면 외의 결정을 내릴 경우 '을사8적', '죄인', '반역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주 안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헌재가 윤 대통령 측 추천 재판관 2명의 임기 만료일인 4월 18일을 넘긴 뒤 선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민주당의 우려와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복귀는 제2의 계엄을 의미한다. 국민이 저항하며 생길 혼란과 유혈 사태를 어떻게 감당할 건가"라며 "헌법재판관들은 개인이나 집단, 세력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과 국가, 역사를 생각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헌재는 헌법과 국민 앞에 더 이상 죄를 지어선 안 된다"며 "파면 결정을 미루며 국가 혼란과 국민 불안을 가중하는 헌재는 스스로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있음을 직시하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을 복귀시킨다면, 헌법재판관 8인은 '을사8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헌법수호자 책무를 다할 것인가, 대한민국을 파국에 이르게 한 헌법과 국민의 반역자로 남을 것인가. 이번 주가 헌재에 남은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병주 최고위원은 "윤석열이 복귀하면 2차 계엄을 선포할 것이고 북한과 같은 독재 국가가 될 것"이라며 "헌재는 이런 세상을 원하나. 윤석열 파면 주문을 당장 선고하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헌법재판관이 정무적 판단을 하거나 진영 논리에 빠지는 순간 대한민국은 망한다"며 "만에 하나라도 특정 헌법재판관이 특정 정치 성향이나 진영 논리에 빠지고 싶다면 윤석열 탄핵을 끝낸 뒤 헌재를 나와서 하시라"고 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헌재는 윤석열 파면 선고를 지연시키면서 스스로 존립 이유를 흔들고 있다"며 "좌고우면 말고 윤석열 파면 선고를 결단해 존재 이유를 즉각 입증하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장외 투쟁 수위도 한층 높였다. 야 5당은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는 공동 집회를 열고, 시민단체 주최 집회에도 참석하고 있다.

또 다른 야당 및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윤 대통령 파면을 위한 '제정당 전국 긴급 집중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안국역 인근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주최한 조속한 파면 선고 촉구 시국미사에 참석했다.

광화문 일대에서는 선수별·상임위별·의원별 릴레이 시위와 헌재 앞 기자회견이 이날도 이어졌다.

당 법률위원장 박균택 의원은 29일부터 사흘째 헌재 앞에서 '1인 끝장 시위'를 벌이며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은 헌법재판관 8인 앞으로 파면 선고를 요구하는 호소문도 발표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경북궁역 인근 농성장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쟁취 전국민 집중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