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성서 78㎞ 거리 어촌까지 초토화…해양수산업 복구도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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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항구에 어선이 산불에 전소돼 있다. 연합뉴스
경북 북부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은 강풍을 타고 의성에서 78㎞ 떨어진 영덕군 어촌마을까지 덮쳤다. 육지에서 난 산불이 해안마을은 물론 바다 위에 띄워놓은 어선에까지 옮겨붙은 이례적인 사례다.
경북 산불은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이 피해를 키웠다. 비화는 다른 곳에 옮겨붙어 새로운 산불을 만든다. 마치 ‘도깨비불’처럼 날아가 대형산불의 원인이 된다. 불똥은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까지 날아갈 수 있다. 이로 인해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영덕까지 번졌다.
어선 16척·양식장 6곳 등 불타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산불이 해양수산 분야에 피해를 낸 특이 상황인 만큼 해양수산 기관, 어업인 단체와 함께 힘을 합쳐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산불로 발생한 해양수산 분야 피해는 어선 16척, 양식장 6곳에서 양식어류 68만 마리(피해액 36억원), 수산물가공 4개 업체 18개동(피해액 34억원)을 태워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만 72억원에 달한다.

지난 28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이 산불로 폐허가 됐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강구·영덕북부 등 2개 수협 소속 7개 마을은 조합원 가옥 78채와 어구 창고, 9개 어가에서 건조하던 정치망 어망(1틀에 3억원 상당), 24개 어가 대게 자망과 통발 그물도 태워 피해액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현재 해양수산 기관과 어업인 단체는 피해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수산 분야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수협에서는 산불 피해 주민의 식사와 생필품을 제공하고 해당 조합원들의 피해를 집계 중이다. 앞서 해경은 산불로 인해 대피로가 막혀 고립된 어민들을 함정으로 신속히 구조해 인명 피해를 막기도 했다.
경북도는 영덕군과 함께 어업인들이 하루빨리 피해를 복구하고 현업에 복귀할 수 있게 수산 분야 국·도비 지원사업을 피해지역 어업인에게 우선 지원하고 자부담 비율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어구 구매비 지원 사업 등 추진
특히 이번 산불로 어구가 소실된 어가에 어구 구매비를 지원하는 사업과 재난 시 어업인 안전한 피난을 위해 항구 인근 지역에 피난 시설을 신설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

지난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한 강도다리 양식장이 산불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도는 또 이번 산불을 계기로 지역 해양수산 기관과 어업인 단체가 상호협력해 효과적으로 피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7개 해양수산 기관, 2개 어업인 단체로 구성된 ‘민관합동 복구 대책 협의회’를 꾸렸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수산 자원 감소와 경기침체로 인한 어가 경영 악화,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등 삼중고를 겪는 어려운 어촌에 산불 피해까지 겹쳐 어업인 고통이 더욱 클 것”이라며 “어촌 지역의 빠른 회복을 위해 예산과 인력투입 외에도 제도 개선 등 해양수산 행정력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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