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누나, 트로피 가져갈게” 이민우, 세계 1위 셰플러 꺾고 첫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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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가 우승을 확정하는 퍼트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주교포 이민우(26)가 지난 31일(한국시간) 미국 휴스턴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벌어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했다.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민우는 3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로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29·미국) 등을 1타 차로 제쳤다. DP월드투어 3승의 이민우는 PGA 투어에서 56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메이저 2승 등 8승을 한 이민지(29)의 동생이다.
최종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시작해 13번 홀까지 버디 4개를 잡은 이민우의 싱거운 우승이 예상됐다. 그런데 앞 조의 셰플러가 13번 홀부터 3연속 버디를 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6번 홀은 531야드로 비교적 짧은 파5인데, 페어웨이 왼쪽과 그린 앞에 호수가 있다. 3타 앞서던 이민우의 티샷이 물에 빠져버렸다. 앞 조의 셰플러는 또 버디를 했고, 2타 차로 좁혀졌다. 이민우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공이 뒤로 치우쳤다. 2퍼트로 보기. 1타 차로 더욱 좁혀졌다. 이민우 얼굴이 상기됐다.
이민우는 물이 있는 파4 17번 홀에서 안전하게 미들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그린은 놓쳤지만, 퍼트로 파를 했다. 마지막 홀 티샷은 346야드를 날아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멀리 친 샷이었다. 177야드를 남기고 친 아이언샷은 그린을 넘어갔다. 이번에도 퍼터가 살렸다. 그린 주변 18m에서 퍼터로 홀에 붙여 승리를 확정했다. 셰플러는 최종합계 19언더파 공동 2위를 했다.

PGA투어에서 처음으로 우승컵에 입맞춤한 이민우. [AP=연합뉴스]
2주 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이민우는 공동선두에 올랐지만 결국 공동 20위로 마쳤다. 2023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일에도 챔피언조에서 경기했다. 상대가 셰플러였는데, 이민우는 4타를 잃고 공동 6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리드를 잘 지켰다. 특히 셰플러와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36·북아일랜드)의 추격을 뿌리쳐 더욱 뜻깊다.
이민우의 별명은 ‘거리 왕(distance king)’이다. 1m83㎝·75㎏의 보통 체격인데 놀라운 장타자다. 시즌 평균 거리는 315.8야드(3위)이지만, 원하면 330야드를 넘긴다. 그러나 투어 기록에 따르면, 그의 강점은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 샷이 9위, 퍼트가 15위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버로는 0.2타를 잃었지만, 퍼트로 9타, 아이언으로 4타, 그린 주위에서 2타를 벌였다.
이민우는 “시즌 말에 톱 30에 드는 것과 우승이 목표였는데 우승해서 기쁘다”며 “골프 명언 중에 ‘가장 중요한 건 귀 사이 6인치’(‘머리를 쓰라’는 뜻)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기술적으로는 항상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신적으로 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누나 이민지가 소셜미디어에 ‘어서 집으로 트로피를 가져와! 브라더’라고 썼다. 이민우는 “누나와 화상통화 했다. 어머니는 울고 계셨고, 아버지는 매우 행복해하셨다”며 “골프 잘 치는 누나가 있는 건 멋진 일이다. 누나도 곧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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