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 고가주택 ‘그들만의 리그’…세계 100대 도시 중 상승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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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의 고가주택 가격 상승률이 전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 속에 최고급 주택이 특히 더 오르는 ‘초(超)양극화’의 징후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1일 영국 부동산 컨설팅 업체 나이트 프랭크가 발행한 ‘2025 부의 보고서(Wealth Report)’에 따르면, 서울의 고급주택가격지수(PIRI) 상승률은 18.4%로 전 세계 100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마닐라(17.9%), 두바이(16.9%), 리야드(16%) 등이 서울의 뒤를 이었다.
2023년 6.2%로 전 세계 18위에 그쳤던 서울은 1년 만에 순위가 급상승했다. 지난해 서울의 고가주택 상승률은 도쿄(12.1%), 싱가포르(3.6%) 등 아시아 주요 도시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뉴욕(-0.3%), 런던(-1%), 홍콩(-2.2%) 등은 오히려 가격이 내렸다.
나이트 프랭크는 “지역 내 자산가들의 부 증가와 고급 주택의 공급 확대가 서울의 높은 상승률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1000만달러(약 147억원) 이상 자산가는 3만9210명으로 전 세계에서 12번째로 많다. 전 세계 1.7%에 해당한다.
PIRI는 나이트 프랭크가 전 세계 100개 주요 도시의 주택 중 상위 5%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만 추려 변동률을 조사한 지수로 매년 발표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매매가 상위 5%는 약 28억2300만원 이상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신고된 서울의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매매는 132건이다. 지난해 1분기 66건의 2배가 넘는다. 지난달 3일에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84㎡가 70억원에 거래되며 ‘국민 평형’ 아파트 최초로 3.3㎡당 2억원을 넘어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직전인 지난달 19~23일에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거래된 아파트 126건 중 40건이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고가주택 시장의 상승세는 자산가 중심의 ‘선별적 과열’로 해석된다. 똘똘한 한 채 선호, 물량이 제한적인 한강 조망 아파트, 소득·자산 격차 확대 등이 초양극화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뉴욕 맨해튼은 보통 사람이 집을 살 수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한국은 강남권도 청약이나 갭 투자 등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어 더 큰 박탈감을 느낀다”며 “고가주택 상승은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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