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정원 늘렸더니…올해 신입생 30%가 ‘3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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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학한 의대생 셋 중 한 명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년 이상 지난 ‘늦깎이 신입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추진한 의대 정원 확대와 대학 졸업자들까지 가세한 의대 쏠림이 맞물린 결과다.
1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39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학대 제외)에 입학한 신입생(4641명) 중 고3 수험생(2025년 2월 고교 졸업자)은 1887명(40.6%)이었다. 2024년 2월 고교를 졸업하고 올해 의대에 합격한 재수생은 1325명(28.5%)으로 집계됐다.
2023년 2월 또는 이전에 고교를 졸업하고 올해 의대에 입학한 인원은 1429명으로, 의대 신입생의 30.8%였다. 삼수 이상에 해당하는 이들은 올해 의대 정원의 증원 규모(1509명)와 엇비슷한 규모다. 지난해 삼수 이상 합격자(876명)에 비해 553명 늘었다. ‘사수 이상’ 신입생(653명)도 지난해(364명)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별로 보면 삼수 이상 신입생의 비율이 33.3%를 넘는 의대가 18곳에 달했다. 특히 올해 정원을 늘린 지역 소재 의대들에 많은 편이다. 을지대(50%)·영남대(46.6%)·인제대(46.2%) 등은 삼수 이상이 신입생의 절반 정도였고, 제주대(36.1%)·건양대(32.1%) 등은 사수 이상이 30%가 넘었다.
실제로 올해 의대 신입생 중엔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취업 중 입학한 이들이 어느 해보다 많다. 나이 등을 고려하면 빨리 수업이 정상화되길 바라지만, 집단 휴학하던 의대생 대부분이 복귀한 요즘도 수업 거부 등을 주장하는 선배들 때문에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처지다.
30대인 A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 올해 비수도권 의대에 25학번으로 입학했다. 그는 “사정상 하루 빨리 졸업해야 하는데, 홀로 수업을 들었다가 동기·선배들에게 찍힐까 봐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의대 증원 소식에 대학 졸업 후 몇 년 만에 밤잠, 주말을 반납해 공부했는데,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맞는 일인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의 한 의대에 입학한 B씨도 “선배들로부터 ‘배신자’가 돼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 의사로서의 시작이 더 늦어지는 것 중 무엇이 더 손해일까 계산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생 복귀 시한인 지난달 31일 기준 의대생의 복귀율은 96.9%로 집계됐다. 35개 대학은 100%, 4개 대학은 90%대의 복귀율을 보였다. 반면 인제대(복귀율 24.2%)에선 370명이 등록 거부 의사를 밝혀 제적 예정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날 상당수 대학에선 학생회를 중심으로 등록 후 휴학, 수업 거부 등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교육부 측은 “수업 상황을 살펴본 후 대학 총장, 의대 학장 모임과 협의해 모집 인원 조정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는 “등록 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급이나 제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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