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00조’ 퇴직연금 시장 잡아라…은행들, 상품권 쏘고 수수료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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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간 400조 퇴직연금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 이후 고객이 금융사를 바꾸기 쉬워지면서 은행의 위기감이 커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4000명에게 최대 3만원 상당의 배달의민족 상품권을 증정하는 ‘IRP 우리로 넘어와~!’ 이벤트를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한다. 신규 IRP 계좌를 개설하거나, 100만원 이상 입금한 고객이 대상이다. 신한은행도 오는 30일까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퇴직연금 노후준비, 상장지수펀드(ETF)로 더 크게’ 이벤트를 진행한다. ETF 상품 매수 고객 1000명에게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쿠폰, 치킨 상품권 등을 준다.
통상 은행은 연말 ‘머니무브(자산 이동)’를 앞두고 전력을 집중했지만 최근 달라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도입 후 ‘머니무브’가 잦아지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이벤트도 상시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물이전이란 현재 가지고 있는 퇴직연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기려고 할 때 기존 상품을 해지하거나 현금화할 필요 없이 그대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3개월 동안 총 2조4000억원의 적립금(약 3만9000건)이 퇴직연금 실물이전을 통해 옮겨졌다. 은행에서 증권사로 순유출된 금액만 4109억원에 달한다.
이에 은행권에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WM고객그룹 연금사업본부 내에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협의체’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8일 금융권 최초로 개인형 IRP의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운용 서비스’를 개시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 개인형 IRP 연금 지급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를 시행했다. 우리은행은 기존 거점 점포에만 배치했던 연금전문가(168명)를 올해 전 영업점(555명)에 확대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고객관리센터의 영업점 지원을 강화했고, 기업 퇴직연금 가입 고객을 위한 고객관리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액은 225조7684억원으로 금융권 전체(427조1916억원)의 5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점유율을 높이는 추세다. 국내 14개 증권사의 적립금은 103조 9257억원(24.3%)으로 은행 다음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보험을 앞질러 전체 업권 2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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