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황선홍의 ‘극장 축구’…강등권 헤매던 그 대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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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의 황선홍 감독(왼쪽)과 주민규. 지난해 강등권을 헤매던 대전은 개막 후 5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에 지난 시즌은 악몽 같았다. 개막 후 12경기에서 2승5무6패. K리그1(1부리그) 최하위(12위)로 추락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반전 기미조차 보이지 않자 이민성(52) 감독이 물러났다.
황선홍(57) 감독이 ‘소방수’로 투입돼 처절한 잔류 경쟁을 벌였고, 8위로 간신히 1부에 잔류했다. 올해는 정반대다. 개막 7경기에서 5승1무1패(승점 16)로 한 경기 덜 치른 김천 상무(승점 11)에 한참 앞선 리그 단독 선두다. 강등권을 헤맸던 대전이 한 시즌 만에 우승 후보로 변신한 셈이다.
순위도 순위지만, 이번 시즌 대전 축구는 흥미진진하다. 종료 직전 극적으로 이기는 ‘극장 축구’라서다. 황선홍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전 포지션에 걸쳐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부상 대비 차원이었다. 대전이 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되면서 다른 팀이 경계하기 시작했다. 대전을 쉽게 보고 과감한 난타전에 나선 지난 시즌과 달리 잔뜩 웅크리고 수비에 치중하는 팀이 많을 거란 전망이 나왔다. 황 감독은 동계훈련 기간 그런 상대를 맞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압박해 골을 노리는 전술을 훈련했다. 초반에 무리하기보다 상대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후반에 승부를 거는 전술이었다.
특히 주전급 공격수를 아꼈다가 후반에 몰아서 투입하는 파격적 용병술이 황 감독 전략의 핵심이다. 90분 뛰며 에너지를 아끼다가 후반에 몰아 쓰는 차원이 아닌, 30~45분만 뛰며 100% 쏟아내자는 취지다. 선수층 두터워 가능한 전략이다. 황 감독은 두 차례(2021·23시즌) K리그1 득점왕에 올랐던 주민규(35·6골)와 정재희(31), 김인균(27), 김현욱(30·이상 1골) 등을 상대에 따라 선발 또는 조커로 다양하게 활용했다. 실제로 대전의 시즌 13골 중 8골이 후반에 터졌고, 그중 5골은 후반 41분 이후에 나왔다. 후반 동점골 또는 결승골로 쌓은 승점이 10(3승1무)이다.
시즌 초반 선두권 판도를 가른 지난 1일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와의 원정경기는 황 감독 표 용병술의 백미였다. 황 감독은 주민규를 선발에서 제외했는데, 예상 밖 선택이었다. 직전 경기인 지난달 25일 광주FC전에서 후반전 45분만 뛰며 체력을 안배했기 때문이다. 황 감독 작전은 적중했다. 울산과 2-2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1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주민규는 7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울산에서 뛰다가 황 감독 러브콜을 받고 대전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주민규는 시즌 6골로 득점 단독 선두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국가대표급 선수가 많은 팀이라고 해서 항상 성적이 좋은 건 아니다. 감독이 선수에 맞는 전략과 전술을 입혀야 한다”며 “올 시즌 대전은 확실한 해결사 주민규와 황선홍 감독의 맞춤식 전술이 만나 상승효과를 낸 사례”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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