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샴페인 마시자" vs "망국"…尹 파면에 헌…

본문

옳지 대한민국 만세, 샴페인 터뜨립시다!

대한민국은 이제 다 끝났다!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순간 탄핵 찬성·반대 집회장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찬성 측은 “승리했다”며 환호했고, 반대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절규했다.

이날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시계를 확인한 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말하는 순간 탄핵 찬성 집회 측에선 환호성이 쏟아졌다. 서울 용산구 관저 인근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연 촛불행동 측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준비해온 손팻말을 머리 위로 흔들면서 춤을 추거나 “너무 다행이다”라며 오열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김효진(48)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국민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미리 준비해둔 샴페인을 개봉하며 나눠 마셨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모인 비상행동 집회장도 잔치 분위기였다. 문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을 때마다 연신 “맞다”고 호응하며 손뼉을 쳤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인용 결정을 확신한 듯 미소를 지은 채 들뜬 표정으로 집회 장소 곳곳을 뛰어다니는 시민도 있었다.

17437404208256.jpg

4일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서 인용을 선고하자 환호하는 집회 참여자들 모습. 연합뉴스

광화문으로 이동한 시민들은 꽹과리와 북을 치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축제를 이어가자”고 외쳤다. 응원봉과 깃발을 흔들며 가요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17437404209916.jpg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 소식을 듣고 시민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들과 함께 집회에 온 김경수(52)씨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이 선포됐을 때 마음이 떨렸고, 한숨도 못 잤었다”며 “숨죽이고 기다린 (헌재의) 판결이 대한민국 역사를 미래로 나아가게 한 발판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대학생 양수빈(21)씨는 “전적으로 광장에 나온 국민 덕분에 헌재 판결이 내려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7437404211564.jpg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자유통일당 관계자 및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열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뉴스1

탄핵 반대를 외치던 집회장에선 탄식과 오열하는 소리가 퍼졌다.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실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살리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집회장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무대에 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선고 시작 10분이 지날쯤부터 표정이 굳었다. 선고 시작 약 16분쯤 뒤 자리를 떴던 그는 다시 돌아와 “오늘 선고는 사기”라며 “4·19나 5·16 때처럼 국민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외쳤다.

대통령 국민 변호인단이 전쟁기념관 앞에서 연 ‘직무복귀 환영’ 집회도 결국 목적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선고 중 “피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뭔 말같지도 않은 소리야” “X소리야” 같은 격한 반응과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선고가 끝난 뒤엔 윤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배의철 변호사를 향해 “대통령도 못지키냐”고 소리를 지르는 이도 있었다.

17437404213184.jpg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기일인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탄핵반대 집회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가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 인근에선 헬멧과 방독면을 쓴 한 남성이 경찰버스 유리창을 둔기로 깨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으로부터 곤봉도 압수했다. 인근 수운회관 앞에서 열린 반탄 집회 참여자들은 “대한민국이 공산화됐다” “대통령 못 지킨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외쳤다. 집회를 지켜본 한 50대 남성은 “나라를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속이 상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말하며 오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탄핵 반대 집회에 최대 1만1300여명, 찬성 집회에 최대 1만1000여명이 모였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경찰은 갑호비상을 발령하고 헌재와 관저 주변에 차벽을 치는 등 진입을 통제했다. 전국에서 기동대 338개 부대, 경력 2만여명이 배치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60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