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1949년 상하이, 중국공산당 피해 마지막 배에 탄 그들의 운명[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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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를 떠나는 마지막 보트
헬렌 지아 지음
박민정 옮김
마르코폴로

1949년 중국공산당의 본토 점령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대만과 홍콩, 그리고 다른 나라로 흩어졌다. 당시 중국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부유했으며 인구가 많았던 국제도시 상하이(上海)에선 주민 600만 명 중 약 150만 명이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자본가와 중산층, 그리고 국민당에 충성했거나 겁에 질린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해 5월 4일 서양식 건물이 즐비한 와이탄(外灘)을 뒤로하고 전세여객선 제너럴 고든호가 홍커우(虹口) 부두를 출항했다. 1949년에 상하이를 떠난 마지막 보트였다. 인민해방군이 이 도시에 들어오고 사흘이 지난 5월 28일, 1946명의 승객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내렸다.

중국계 미국인 작가인 지은이는 ‘막배’에 탔던 젊은 여성 네 명을 중심으로 1937년 일본군의 포위 공격부터 1949년의 엑소더스(탈출), 그리고 디아스포라(이산)까지 살 냄새 물씬한 역사를 재구성한다. 경찰이었던 아버지가 일본에 협력한 혐의로 국민당에 전범으로 체포되어 나락에 떨어진 베니 판, 중산층 출신의 우등생 호 차우, 오갈 데를 잃은 입양아 빙 우, 국민당 간부의 딸 안누오 리우 등의 사연은 하나같이 극적이다. 이 중에는 지은이의 어머니도 있다. 중국인은 물론 영국인 부호와 시크교도 경찰, 무국적자 유대인, 러시아혁명을 피해 상하이로 옮겼던 러시아인 등 상하이에 살다 떠난 다국적 인간 군상의 내밀한 ‘개인 역사’는 하나하나가 도서관급이다.

이들은 낯선 땅에 벌어지는 냉전과 외국인 배척, 매커시즘 속에서 사랑과 이별, 희망과 절망의 인생사를 겪는다. 지은이는 수백 명을 인터뷰해 집단기억과 개인의 삶을 함께 살피면서 역사연구가 미처 다루지 못한 빈틈을 메워간다. 6‧25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와 1‧4 후퇴 등으로 이산을 겪어야 했던 한국인의 집단기억과도 일맥상통한다. 원제 LAST BOAT OUT OF SHANGHAI: The Epic Story of the Chinese Who Fled Mao’s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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