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두렵지 않다" 보복 외친 中, 수출·물가 이중 타격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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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모든 수입품에 대한 34% 상호관세에 대응해 중국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34%의 대등관세를 선포하면서 미·중 관세 치킨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로이터

중국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두렵지 않다”며 전방위 보복에 착수했다. 지난 4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보복 관세 를 부과하는 등 10여건의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내수 부진에 빠진 중국 경제에 예상되는 수출 감소와 물가 상승 등 이중 타격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중국은 5일 “미국의 관세 남용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1016자 성명을 내고 “우리(중국)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문제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은 메인뉴스를 통해 성명 전문을 낭독하면서 “압박과 위협은 중국을 다루는 정확한 방식이 아니다”라며 “중국은 앞으로 단호한 조치를 취해 자신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로벌 선전전도 시작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중국에서는 차단된 페이스북에 5% 이상 폭락한 다우존스·S&P500·나스닥 주가 그래프와 함께 “시장이 말했다”는 게시물을 올려 주식 투자자의 반발을 호소했다.

중국의 보복은 보복 관세, 수출 제한, 기업 규제, 법률전 등 네 갈래로 펼쳐졌다. 우선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제품에 34%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 일부 품목에 한정했던 지난 2월과 3월의 보복과 달라졌다. 추이판(崔凡) 대외경제무역대학 교수는 “빠른 속도와 규모로 보복한 것은 사전에 충분히 준비했으며 충분한 보복 도구와 조치를 갖췄다는 의미”라고 CC-TV의 SNS 계정 ‘위위안탄톈’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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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둘째 수출 제한이다. 중국 상무부는 사마륨·가돌리늄·테르븀·디스프로슘·루테튬·스칸듐·이트륨 등 군수품 및 항공우주 산업에 사용되는 희토류 7종의 수출을 제한했다. 셋째, 16개 미국 군수기업을 수출제한 대상에, 11개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했다. 해관총서는 미국산 수수 및 가금류 제품에서 금지 약품이 검출됐다며 수입을 중단했다.

넷째 법률전으로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국제법 위반으로 기소하면서 ‘상호관세’에 반발하는 국가를 규합했다. 위위안탄톈은 “중국이 세계 최초로 보복에 나섰다”며 “미국이 WTO를 핵심으로 하는 자유무역체계를 전복시키려는 기도에 중국은 주저 없이 끝까지 반대하겠다”라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6일 ‘중국의 소리(鐘聲)’ 칼럼에서 유럽연합(EU), 스위스, 브라질의 반발을 소개하며 미국을 겨냥한 보복 조치에 동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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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관세 전쟁을 펼치고 있다. 3일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지난달 5일 전인대 개막식의 시진핑 주석. AFP

트럼프 “중국이 미국보다 타격 커”

미국은 중국의 반발에도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라며 “이것은 경제혁명이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고 퇴로를 차단했다.

중국은 미국의 상호관세와 보복관세가 야기할 이중 타격에 고심에 빠졌다. 중국의 보복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소비자와 기업에 피해를 입힐 전망이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1435억 달러(약 210조원)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이번 보복은 모든 제품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반도체 등 전자기기나 항공기 외에 1·2차 보복 대상인 석유·가스 등 에너지와 곡물에 대한 관세율도 크게 오른다. 미국 수출업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국의 타격도 적지 않다. 미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농산물 등의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중국은 대두의 80%를 수입에 의존한다. 3차 보복으로 대두 관세율은 40%를 넘는다. 대두는 돼지 사료로 이용되고 있어 가격이 오를 경우 돼지고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돼지고기는 중국인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여서 당국에 대한 비판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5% 안팎으로 설정한 성장률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국 카이위안(開源)증권은 미국의 상호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30% 이상 감소하고, 수출 총액은 4.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도 1.3%P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동남아 순방 習 “미국 뺀 세계화 추진할 것”

중국은 대체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4일 보도했다. 스위스의 글로벌 트레이드 얼럿에 따르면, 트럼프가 2018년에 무역 전쟁을 시작한 이래로 중국은 세계적으로 약 500건의 반덤핑 판결과 조사를 받았다. 미국으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제품이 다른 나라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벌어졌다.

이달 중순 시진핑 국가주석은 캄보디아·베트남·말레이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첫 번째 해외 순방을 통해 시 주석은 동남아에서 “미국이 2선으로 물러난 무역 세계화” 혹은 “미국이 사라진 절반의(半)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6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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