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바이어가 새 계약서 쓰자고 할까봐 우려”...발 동동 구르는 車부품업계

본문

17439241168161.jpg

6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다. 뉴스1

“바이어가 새로운 계약을 맺자고 할까 봐 걱정이다.”

5월 3일부터 부과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해 한 자동차부품업계 관계자가 6일 중앙일보에 한 말이다. 그는 “관세를 내는 미국 수입업체가 결국은 우리 쪽에 부담을 전가하려고 할 것”이라며 “지금보다 납품가를 20~30% 후려치려고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한 관세 대상 자동차 부품은 150개에 달한다. 내연기관 엔진, 전기모터, 차량용 리튬이온배터리 등 구동 계통부터 차축, 운전대, 타이어 등 조향 계통까지 망라됐다. 거의 모든 자동차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는 것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부품(HS8708)의 대미 수출액은 70억7200만 달러(약 10조3000억원)로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의 37.6%에 달했다. 세부 품목을 살펴봐도 차량용 엔진 6억4699만 달러, 실내 부품 14억5257만 달러, 기어박스 11억2120만 달러, 구동 차축 8억6648달러 등 액수가 적잖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관세 부과에 따른 부품사의 부담액은 연간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7439241169704.jpg

김영옥 기자

미국 완성차 업체, 현대차·기아 미국법인에 부품을 수출하는 현대모비스(전장·모듈), 현대트랜시스(파워트레인·시트), 현대위아(구동시스템)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부품은 한국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이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관세 부과까지 남은 한 달간 공급망을 최적화해 관세에 대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출 지역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타이어 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국내 타이어 3사의 북미 시장의 해외매출 비중은 한국타이어 24%, 금호타이어 31%, 넥센타이어 24% 등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를 현재 550만개에서 내년 1분기 1200만개로 늘릴 계획이지만 현지공장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막막한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미국 조지아주 소재 공장에서 연간 330만개의 타이어를 만들지만, 미국 판매분 상당수를 베트남 공장(1350만개)에서 수입하기에 관세 직격탄을 받는다. 미국은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 46%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허리띠를 졸라 매고 비용 절감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57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