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올인' 대가는 시총 2600조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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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올인'한 실리콘밸리 기술 기업들이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거뒀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전방위적 관세의 영향으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다. 5일(현지시간) CNBC는 "실리콘밸리 임원과 금융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며 지갑을 열었지만 올해 초 수익은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계획이 발표된 후 나스닥은 10% 하락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했다. 특히 기술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CNBC에 따르면 미국 대표 7대 기술기업 '매그니피센트 7(M7)'의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1조 8000억 달러(약 2630조 7000억원)가 증발했다. 애플 주가는 한 주간 14% 하락해 5년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테슬라는 같은 기간 9.2%, 엔비디아·메타·아마존도 두 자릿수대로 폭락했다.
"트럼프에 기부한 수백만 달러, 수조달러 손실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나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위기와 달리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으로 돌아서며 분열했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선 팀 쿡 애플 CEO,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등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미국의 유명 정보기술(IT) 언론인 카라 스위셔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서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기술기업과 금융계의 유명 리더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에 대한 상식적인 얘기를 해주기 위해 마러라고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기부한 수백만 달러가 수십억, 곧 수조달러대 손실로 바뀌고 있다"며 "머스크도 '바보 같은 전기톱' 행동으로 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론 레비 박스(Box) CEO는 X(옛 트위터)에서 "새로운 관세가 미국의 기술계를 10년 후퇴시키고 중국이 확실한 승자가 될 것"이라는 유명 IT 애널리스트 댄 아이비스의 평가를 인용하며 "이것이 실제 실리콘밸리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아이비스는 기술업계 관계자 수백 명과 대화를 나눴다며 "관세가 공급망을 뒤집고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며 불확실성으로 자본투자 회수를 지연시키고 이는 미국 기술 혁신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백악관 보복 우려에 '쉬쉬'

5일 미국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 조치 등 정책에 반대하는 '핸즈오프(Hands Off)' 시위에 수만 명이 참여했다. AFP=연합뉴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도 백악관의 보복을 두려워해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반대하는 로펌을 제재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는데, 기업들 사이에선 "먼저 총대를 메는 사람이 총에 맞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커졌다고 FT는 전했다.
FT에 따르면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지난 3일 ABC뉴스 사내 회의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인력과 기술의 다양성으로 기업들이 생산을 미국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의 사례를 언급했다. 애플은 아이폰의 약 90%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아이거 CEO는 철강 가격이 상승하면서 디즈니의 크루즈선 건조 비용이 올라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일부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관세를 옹호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키스 라보이스 코슬라 벤처스 상무이사는 X에 "트럼프 착란 증후군(TDS·Trump Derangement Syndrome)이 '관세 착란 증후군'으로 변모했다" 며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지도 않고 펜타닐 수입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TDS는 반(反)트럼프주의자를 뜻하는 말로, 관세에 대한 우려를 피해망상에 빗대 비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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