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연경 언니, 아직은 못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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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의 정호영(가운데)이 흥국생명 김연경과 김수지, 투트쿠의 블로킹을 뚫고 공격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마지막 경기는 8일 인천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으로 미뤄졌다. [뉴스1]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이 끝까지 간다. 정관장이 무서운 뒷심으로 승부를 최후의 일전까지 끌고 갔다.
정관장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챔프전 4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25-20, 24-26, 36-34, 22-25, 15-12)로 물리쳤다. 1·2차전을 내준 정관장은 3·4차전을 연거푸 가져가며 챔피언 트로피의 주인을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마지막 5차전은 8일 오후 7시 흥국생명 홈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다.
2시간50분간의 혈투였다. 듀스를 거듭하며 36-34까지 이어진 3세트를 포함해 경기는 5세트 내내 접전으로 진행됐다. 선수들은 남은 힘 한 방울까지 짜내는 투혼을 발휘했다. 만원 관중(3405명)도 양 팀 선수 이름을 연호하며 귀가 아플 정도로 응원전을 펼쳤다.
4차전 막판 웃은 정관장 승리의 주역은 38점을 터뜨린 ‘인도네시아 특급’ 메가였다. 분수령이었던 5세트에서만 전위와 후위를 오가며 6득점 했고, 특히 14-12로 앞선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퀵오픈을 성공시켜 정관장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 정관장 부키리치도 28득점으로 메가와 함께 활약했고 정호영이 13득점, 표승주가 12득점으로 그 뒤를 받쳤다.
정관장은 5세트 중반까지 흥국생명 김연경과 투트쿠, 정윤주에게 점수를 내주며 7-10으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분위기를 돌린 건 메가의 백어택과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였다. 메가의 오픈공격까지 이어지며 10-10 동점이 됐다. 경기 막판에도 메가가 해결사 역할을 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1승만 추가하면 통합 우승을 확정하는 흥국생명은 5세트 중반까지 이어진 리드를 지키지 못해 결국 인천으로 돌아가 5차전을 치르게 됐다. 챔프전이 끝나면 은퇴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은 이날 32점을 올리며 포스트시즌 통산 득점 1011점으로, 남녀부 최초로 포스트시즌 1000득점을 돌파했다. 2연승 뒤 2연패의 흥국생명으로선 분위기상으로는 통합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메가가 위대한 활약을 펼쳤다”며 “오늘 경기는 결국 승패가 중요했다. 우리는 인천으로 돌아가는 것이 절실했다. 5차전에서도 모두가 박수 칠 수 있는 경기를 만들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승리 후에 눈물까지 흘린 메가는 “아픈 선수가 많은데 이렇게 극적으로 승리해 정말 기쁘다. 여기까지 온 만큼 해볼 수 있을 때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동료들이 믿어줘서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남자친구 응원도 큰 힘이 된다. 5차전에서 꼭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지난 5일 우승 트로피를 들며 기뻐하고 있다.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프전까지 모두 제패한 현대캐피탈은 구단 사상 첫 3관왕을 달성했다. [뉴시스]
한편, 남자부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은 지난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5-20, 18-25, 25-19, 25-23)로 제압하고 3전 전승으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챔프전 우승은 6년만, 통합 우승은 19년만이다. 특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까지 우승하면서 구단 사상 첫 트레블(3관왕)도 달성했다.
3차전에서 19점을 터뜨린 현대캐피탈의 외국인 공격수 레오가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MVP 투표(총 31표)에서 21표를 받아 8표를 얻은 팀 동료 허수봉을 제쳤다. 삼성화재 시절 두 차례 등 이번까지 세 차례나 챔프전 MVP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현대캐피탈에서 뛴 레오는 “개막 전부터 기다렸던 순간이다. 동료들과 트레블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우승의 기쁨을 품고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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