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치킨게임 치닫는 미·중…세계경제 ‘R의 공포’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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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에 빠졌다. 세계경제 양 축인 미국과 중국이 34% 고율 관세로 ‘무역전쟁 2라운드’ 신호탄을 쏘면서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3일(-3.59%)에 이어 4일에도 4.6% 하락해 5000선이 무너졌다. 독일 DAX40(-4.6%), 영국 FTSE100(-4.95%) 등 유럽 주요국 증시 모두 5% 안팎으로 급락했다. 일본과 한국, 베트남 등 트럼프발 관세폭탄을 맞은 아시아 증시도 이틀 연속(3~4일) 내림세다. 반면에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빅스·VIX)는 지난 4일(현지시간) 45.31로 이달 초(21.77)보다 2배 뛰었다.

‘치킨게임’이 본격화하면 세계경제가 하강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61.99달러로 하루 사이 7.4% 수직 낙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날 6.6% 급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 폭을 키웠다. 경기 선행지표로 꼽는 구리값(선물 종가 4.4달러)도 전날보다 8.8% 급락했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로 원자재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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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건 침체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면서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무게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은 기존 1.3%(전망치)에서 마이너스 0.3%로 낮아지고, 실업자는 200만 명 가까이 추가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스도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0.1%로 수정했고, UBS는 상호관세 여파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기술적 침체를 예고했다. 미국 경제가 역성장으로 꺾일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파급은 클 수 있다.

다른 국가들도 경제적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약 2%포인트 하락하고, 대미 수출은 약 60%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베트남 통계청은 미국 관세로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하면 GDP 성장률이 0.84%포인트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올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상향한다”며 “보복 조치, 공급망 혼란, 그리고 심리적 충격으로 관세전쟁 영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1.8%)와 한국은행 전망치(1.5%)를 크게 밑돌 수 있다는 관측도 확산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미·중 갈등에 끼여 전방위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국 웰스파고는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약 0.5~1.0%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미·중 무역전쟁 1라운드가 시작된 2018년 한 해 동안 코스피는 17% 급락한 바 있다.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협상을 고려해 러시아에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케빈 헤셋 미국 국가경제위원장은 미 ABC뉴스에 출연해 50개국 이상이 백악관에 무역 협상을 위해 접촉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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