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낸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저정치에 돌입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대통령과 당은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윤 전 대통령은 6일 오후 국민변호인단에 낸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현실이 힘들어도 결코 좌절하지 마시라”며 “청년 여러분께서 용기를 잃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CBS 라디오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고 내란에 대해 사죄해야 하는데, 사죄나 인정은 하지 않고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사저 정치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를 추종하는 세력들을 응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세력화하면 국민의힘을 뒤에서 조종할 수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도 YTN 라디오에 나와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소리가 파면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얘기냐”며 “결과적으로 강성 지지층을 향해서만 감사를 표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결과적으로 위헌, 위법한 계엄을 옹호했던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대통령을 가졌다는 것이 국민으로서 참 부끄럽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승복 선언으로 해석했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대통령 입장에서 그 정도면 승복 메시지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야당은 ‘나 잘못했다’고 얘기하길 바라는데 법리적으로 무리한 게 있다”며 “대통령은 탄핵심판만 받는 게 아니라 형사재판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또 윤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를 묻는 말에는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셨다. 대통령도 선거나 정치는 당에 맡긴다고 하셨으니, 그런 기조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 대 이재명 대표 구도가 아니라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로 끌고 가는 게 민주당의 첫 번째 선거 전략일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에게 기대려는 유혹을 받는 순간 대선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찬탄파’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헌법 위반을 한 윤 전 대통령이 1호 당원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으로 본다”며 “절연하지 않으면 필패”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