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워하는 노시환. 한화 타선은 1할 대 팀 타율에 허덕이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다. 터지지 않는 타선이 골칫거리다.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한 KIA는 7일까지 4승8패로 10개 팀 중 9위다. 올 시즌 ‘1강’ 후보였기에 더 충격적인 출발이다. 우승 경쟁자인 LG 트윈스가 11경기 10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작부터 암초를 만났다. ‘전력의 핵’ 김도영이 개막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이탈했다. 그는 지난 시즌 KIA를 우승으로 이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였다. 강력한 3번 타자이자 40도루 주자가 빠지면서 타선 흐름이 끊겼고, 주루플레이는 활력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유격수 박찬호까지 무릎 부상으로 12일간 자리를 비웠다. 종아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주전 2루수 김선빈은 박찬호가 복귀하던 날 1군에서 빠졌다. KIA 타선은 최근 8경기 연속으로 5점 이하 득점에 그쳤다. 특히 최근 4경기는 2-3-2-1점밖에 뽑지 못했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3경기에서 18이닝 무실점인데도 겨우 1승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타선이 5점만 해줘도 투수들이 지킬 수 있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돌파구는 보인다. 김도영 복귀일이 다가온다. 지난 3일 재검진에서 “많이 호전됐다”는 소견을 받은 김도영은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 KIA 관계자는 “일주일 정도 훈련한 뒤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출전해 상태를 점검하고 복귀 시점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도영·김선빈이 돌아오면 KIA는 확실히 상승 동력을 얻게 된다.

한화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4승 9패로 최하위다. 팀 타율이 10개 팀 중 유일하게 1할대(0.169)다. 팀 완봉패 경기가 4차례, 2점 이하 득점 경기가 7차례다. 시즌 40타석 이상의 한화 타자 중 타율 0.200을 넘긴 선수가 전무하다. 김태연(0.196), 노시환(0.163), 심우준(0.179), 채은성(0.167), 에스테반 플로리얼(0.128), 황영묵(0.200) 등이 다 부진하다. 지난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 3개를 치며 4연패는 끊었지만, 6일에는 삼성 데니 레예스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1루도 밟지 못했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4.61로 5위. 선발투수 코디 폰세(3경기, 2.84)와 류현진(3경기, 3.18), 마무리투수 김서현(7경기, 0.00) 등이 꿋꿋이 버텨주지만, 점수를 내지 못하니 이길 방법이 없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결국 “응급 상황이다. 방망이가 생각보다 더 잘 안 맞는다”며 테이블 세터와 4번 타자를 교체하는 등 고육지책도 써봤다. 그러나 아무도 막힌 혈을 뚫는 데 앞장서지 못했다.

팀당 이제 정규시즌 144경기 중 12~13경기를 치렀다. KIA와 한화는 5위 두산 베어스와 1.5~2경기 차에 불과하다. 낙담하기에는 이르지만, 초반 레이스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타선이 분발해야 한다. KIA는 8~10일 부산에서 롯데 자이언츠, 한화는 서울 잠실에서 두산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