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충 환자 1700명, 장관은 허위보고"…감사로 드러난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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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대회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개막 8일 만에 참가자 전원(156개국 3만7000여명)이 조기 퇴소해 국제 망신을 산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1년 8개월 만에 나왔다. 세계적 행사란 타이틀과 달리 새만금 부지 선정부터 유치ㆍ준비ㆍ운영 등 모든 과정이 ‘부실 덩어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0일 “업무 처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해 새만금 잼버리가 실패했다”며 이같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는 ▶준비ㆍ운영기구인 조직위원회 ▶주무부처이자 감독기관인 여성가족부 ▶유치 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와 부지 매립을 담당한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공사)가 공동 추진됐다. 정부는 2015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를 후보지로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8년여간 준비해 2023년 8월 1일부터 12일간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막 직후 부실 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며 8일 만에 조기 종료됐다.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조기 퇴영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 발에는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 선명하다. [연합뉴스]
감사원은 먼저 조직위가 한여름 폭염 및 해충 문제를 예상하고도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30도가 넘는 기록적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자가 급증했지만, 조직위는 얼음 구매 예산 1억8000만 원을 집행하지 않거나 “대원들이 수돗물을 마시면 된다”는 이유로 생수를 하루 1인 1병씩 배정했다.
또 행사 개최 두 달 전까지 화장실ㆍ샤워장이 설치돼야 하는데, 조직위의 방관으로 개최 직전까지 급수 및 전기 등이 작동하지 않았다. 조직위는 감독 기관인 여가부에 화장실 등이 설치됐다고 허위로 보고했다.
조직위는 해충 방제에도 실패했다. 8일간 벌레 물림 환자는 1700여 명이나 발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023년 8월 전북 부안군에서 열린 잼버리 대회장을 찾아 화장실 변기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전북도가 잼버리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도 졸속이었다. 감사원은 “현장을 맨눈으로 둘러본 후 야영에 부적합한 장소를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을 답사했던 담당 국장은 감사원 조사에서 “부지 상태가 좋다고 생각해서 매립할 필요성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부지는 비가 내리면 침수가 용이한 조건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농지조성 등에 써야 할 농지관리기금 1845억원을 잼버리 부지 매립에 투입하는 편법을 썼다.
여가부의 관리 감독도 허술했다. 감사원은 “여가부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6회 현장점검(장관 2회, 차관 4회)을 하면서 야영장 내부는 방문하지 않았고, 점검 결과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당시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잼버리 대회 개막 직전인 2023년 7월 2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화장실과 전력통신시설 등 주요 시설 설치가 지연된다는 보고를 받고도, 시설 설치가 완료됐다고 허위로 보고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전북 새만금 잼버리장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직위 사무총장에 전문성이 부족한 여가부 퇴직 공무원인 최창행 사무총장이 선임되고, 국제행사 경험이 있는 직원 비율이 6.3%(159명 중 10명)에 불과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퇴직한 김 전 장관에 대해선 해당 비위를 인사혁신처에 통보했다. 또 40건의 위법ㆍ부당 행위를 확인하고 관련자 17명에 대해 인사자료 통보(6명), 징계요구(5명), 수사요청(4명), 수사참고자료 송부(2명) 등 조치했다. 여가부와 전북도에는 주의 요구를 통보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감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인다”라면서도 “실제 행사 운영 주체가 아니었는데도 그동안 과도한 책임과 오해가 전북에 집중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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