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만 때리겠다는 트럼프에, K-태양광 '방긋'…&#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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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모듈. 사진 게티이미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만 125% 관세율을 적용하고 나머지 국가에는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이후 관세 10%)하기로 발표하자, 미국에 진출 중인 국내 태양광 업계에서 반사이익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10일 글로벌 에너지 리서치 분석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태양광 패널(모듈) 시장에서 중국 업체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특히 이곳에서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글로벌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순위’ 보고서에서 상위 10개 업체 중 8개가 중국 업체(합작 포함)였다. 중국 업체들은 현재 텍사스주·미네소타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오하이오주·앨라바마주 등 미국 전역에서 태양광 모듈과 관련 소재 생산 공정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125% 관세율을 부과하는 등 미·중 갈등이 격해지면서 중국 태양광 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미국은 올 1월부터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기판)와 원료인 폴리실리콘 소재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했고, 여기에 최근 상호관세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혔다. 중국 태양광 업체인 트리나솔라는 지난해 말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5GW 규모의 모듈 공장을 일찌감치 매각하고 나왔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미국 내에서 태양광을 생산하더라도 부품·소재는 자국에서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원재료 상승 부담을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투자를 일시중단하거나 트리나솔라처럼 아예 철수하는 등 의사결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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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달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태양광 제조 공장. 사진 한화솔루션

반면 미국 내 생산기지를 꾸준히 확대해온 국내 태양광 업체들에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2023년부터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에 태양광 생산기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했다. 이곳에선 폴리실리콘을 제외하면 잉곳(폴리실리콘 덩어리)-웨이퍼-셀(태양광 전지)-모듈 등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를 생산할 수 있다. OCI홀딩스도 텍사스주에 태양광 셀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로) 중국과의 경쟁을 피하고 미국 내에서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할 시간을 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모듈 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 1분기 북미 태양광 모듈 평균 판가는 1와트(W)당 0.26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4% 상승했다. 그동안 중국 저가 납품으로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국 내 모듈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일제히 악화됐지만, 기존 재고 소진이 이뤄지면서 점차 반등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의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하는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도 영업이익이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트럼프발 관세 정책이 언제 뒤집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유예는 없다고 못 박았고, 일부 현지 언론에서 유예설이 보도되자 ‘가짜 뉴스’로 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발효 이후 국채 시장이 출렁이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끝내 중국을 제외한 90일 유예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업으로선 중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환경이다. 허슬비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현 상황만 놓고 보면 태양광 등 중국과 경합 관계에 있는 일부 산업에서 호재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당장 내일 어떻게 정책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켜봐야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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