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FDA, "동물실험 대신 AI로 하세요"…의약품 개발 패러다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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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부 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 실험 요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실험으로의 대체를 허용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동물 실험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의약품을 개발할 때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FDA의 이번 발표로 의약품 개발 실험의 패러다임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FDA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와 기타 약물 개발을 위한 동물 실험을 AI 기반 실험으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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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는 10일(현지시간) 일부 의약품을 상대로 동물 실험을 AI 기반 실험으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그간 제약사들은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동물 실험을 통한 의약품의 효능과 부작용 결과를 제출해왔다. 그러나 앞으론 일부 의약품을 상대로 동물 실험이 아닌, 'AI 활용 실험'을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AI 기반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해 의약품의 특징과 부작용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마틴 마카리 FDA 국장은 "이 계획은 의약품 평가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며 "동물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의약품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약물의 안전성을 개선하고, 연구 개발 비용과 약값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DA는 향후 1년 동안 항체 기반 약물 등 일부 의약품을 대상으로 이를 시범 적용한 뒤 장기적인 정책 개편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이처럼 비동물 실험을 통해 강력한 안전성 데이터를 제출하는 제약사는 간소화된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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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FDA 본부. 로이터=연합뉴스

FDA의 이번 결정에 반응은 엇갈렸다. 미 국립생물의학연구협회(NABR)는 성명을 통해 "현재 생물의학 연구와 신약 개발에서 동물 모델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매튜 베일리 NABR 회장은 "AI는 연구의 여러 측면에서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기존 데이터 활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의 수석 부사장 캐시 기예르모는 "동물 사용을 대체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환영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FDA의 이번 발표로 바이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제조하는 일부 기업들의 주식은 상승한 반면 일부 동물 실험 관련 회사들의 주식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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