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촉촉히’로 적어야 하지 않을까?
-
1회 연결
본문
‘깨끗이’일까, ‘깨끗히’일까? 한글 맞춤법 제51항은 이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분명히 ‘이’가 아니면 ‘히’를 붙이란다. 그렇다면 ‘깨끗히’일 듯한데, ‘깨끗이’가 맞춤법에 맞는다. 맞춤법 해설에 따르면 ‘ㅅ’ 받침 뒤에서는 무조건 ‘이’가 붙는다. 느긋이, 따듯이, 버젓이, 빠듯이, 산뜻이…. 여기에 어떤 시비도 붙지 않는다.
그럼 ‘솔직하다’의 ‘솔직’에는 ‘이’가 붙을까, ‘히’가 붙을까? 모두의 예상대로 ‘히’가 붙는다. 맞춤법은 ‘이’나 ‘히’로 나니 ‘솔직히’로 적으라고 한다. 맞춤법 해설에는 ‘엄격히’와 ‘정확히’도 제시돼 있다. 이 말들은 ‘ㄱ’ 받침 뒤다. 다시 말해 ‘하다’가 붙는 말의 ‘ㄱ’ 받침 뒤에는 ‘히’를 붙인 거다. 이런 예에 비춰 보면 ‘촉촉하다’의 ‘촉촉’에도 ‘히’가 붙어 ‘촉촉히’로 적어야 한다. 이런 예가 없더라도 ‘촉촉히’가 현실적이다. 그렇지만 ‘촉촉이’가 표준어다. 표준어를 따른다면 ‘비가 촉촉이 내린다’고 적어야 한다.
‘깊숙하다’의 ‘깊숙’에도 ‘이’가 붙은 ‘깊숙이’가 표준어다. ‘두둑이’ ‘빽빽이’ ‘삐딱이’ ‘수북이’라야 한다. 국어사전들이 이렇게 안내한다. 그런데 이 말들은 순우리말이고, ‘히’가 붙은 ‘솔직, 엄격, 정확’은 한자어다. 이 외 다른 한자어들에도 ‘히’가 붙는다. ‘가득히, 넉넉히, 똑똑히, 빼곡히, 아득히’는 순우리말인데도 ‘히’다. 일관성도 없고 이유도 뚜렷하지 않다. ‘촉촉하다’의 ‘촉촉’ 등에도 ‘히’를 붙이는 게 상식 같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