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현대모비스 포워드 함지훈(가운데)이 13일 정관장과의 6강 PO 첫 경기에서 오브라이언트(0번), 한승희(뒤), 박지훈에 둘러싸인 채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6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안양 정관장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조동현(49)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는 1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6강 PO 1차전 홈경기에서 정관장을 87-84로 물리쳤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4강 PO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역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4강 PO 진출 확률은 92.6％(54회 중 50회)다.

40대 베테랑 포워드 함지훈(41)이 후반에 13점을 터뜨리는 등 17점·8리바운드를 몰아쳐 현대모비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외국인 듀오 숀 롱(32)과 게이지 프림(26·이상 미국)도 각각 20점과 19점·7리바운드로 함지훈을 도왔다. 정관장에서는 조니 오브라이언트(32·미국)가 31점·5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3위(33승21패)를 해 1·2위 팀에 주어진 4강 PO 직행 티켓을 놓쳤다. 정관장은 4라운드 꼴찌에서 6라운드 6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PO행 막차를 탄 ‘기적의 팀’. 하지만 이날 패배로 상승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2차전은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승부는 4쿼터 막판에 갈렸다. 전반을 42-42로 맞선 채 마친 현대모비스와 정관장은 3쿼터에도 난타전을 펼쳤다. 그러나 두 팀의 격차는 좀처럼 벌어지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3쿼터 한때 9점 차까지 정관장에 뒤졌지만, 쿼터 막판에 롱이 연속 6득점을 폭발하면서 59-62, 3점 차까지 점수 차를 좁힌 채 마지막 4쿼터에 들어갔다. 승부처에서 ‘백전노장’ 함지훈의 노련한 플레이가 빛났다. 함지훈은 4쿼터 초반 연속 10득점 하며 현대모비스의 공격을 주도했다. 두 팀은 이후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펼쳤다. 85-84로 현대모비스가 아슬아슬하게 앞선 4쿼터 막판에 함지훈이 결정적이 플레이로 승리의 주춧돌을 놓았다. 바로 수비였다. 함지훈은 4쿼터 종료 17초 전 공격 상황에서 천금 같은 리바운드에 성공하며 정관장의 반격 기회를 차단했다. 이 리바운드 하나로 승부의 추는 현대모비스 쪽으로 확 기울었다. 이어 종료 13초 전에 박무빈(24)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현대모비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2007년 현대모비스에 입단해 줄곧 한 팀에서만 활약해온 함지훈은 유재학 전 감독과 함께 2010년대 중반 현대모비스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로 41살 나이에도 꾸준하게 활약하며 PO 연속 시즌 출전 기록(15시즌)을 썼다.

한편 전날 벌어진 또 다른 6강 PO 1차전에선 정규리그 5위인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4위이자 홈팀인 수원 KT를 67-64로 제압했다. 한국가스공사는 2021~22시즌에 앞서 인천 전자랜드를 인수한 이후 PO 첫 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