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바늘 구멍 뚫었다…임종언·김길리 “올림픽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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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부 1000m 예선서 역주하는 김길리. [연합뉴스]
차원 다른 스케이팅을 선보인 고교생 샛별이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으로 가는 바늘구멍을 ‘수석’으로 통과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1위를 차지한 주인공은 2007년생 임종언(18·노원고3)이다.
임종언은 13일 서울 목동빙상장에서 끝난 대한빙상경기연맹(KSU) 2025~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부 전체 1위(102점)를 차지했다. 사실 마지막 날 결과와 상관없는 여유 있는 수석 합격이었다. 임종언은 지난 7~9일 열린 1차 선발전에서 1500m 우승을 앞세워 중간 합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12일 열린 2차 선발전 1500m 결선에서 다시 우승했고, 500m 결선에서도 3위를 마크해 13일 1000m 결과(10위)와 관계없이 태극마크를 확보했다. 89점의 황대헌(26·강원도청)과 55점의 신동민(20·고려대)이 각각 2, 3위로 동계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가져갔다. 이정민, 이준서, 김태성, 홍경환, 김건우는 4~8위에 주어지는 단체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사실 대표 선발전 직전까지 빙상계 관심은 국내 일인자 박지원(29·서울시청)과 차세대 에이스 장성우(23·화성시청), 그리고 지난 시즌 ‘팀킬 논란’을 불렀던 황대헌에 쏠렸다. 그런데 앳된 얼굴의 고교생이 밀라노 행 관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인라인스케이트를 먼저 접했다가 코치 권유로 종목을 바꾼 임종언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며 막연하게 올림피언의 꿈을 키웠는데,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가슴이 벅차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완벽하게 1등을 차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내년 올림픽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남자부 1위로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한 고교생 임종언의 1000m 역주 장면. [연합뉴스]
‘임종언’이라는 이름은 이번 시즌(2024~25) 들어와 조금씩 알려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월드컵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따며 샛별로 소개됐다. 이번 대표 선발전에는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 출전했는데, 폭발적인 스피드로 선배들을 긴장시켰다. 정은주 해설위원은 “고등학생이 대표 선발전 1위를 하는 건 거의 불가능이다. 한국 쇼트트랙이 대단한 기대주를 배출했다”며 “임종언은 스피드가 압도적으로 좋다. 견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인·아웃코스 돌파가 모두 가능해 막기 쉽지 않다. 이 강점을 잘 유지하면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분명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시즌 박지원 등과 충돌 사고로 ‘팀킬 논란’을 일으키며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황대헌은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2차 선발전 500m 우승과 1500m 2위(1차), 3위(2차)를 기록하며 개인전 출전권을 받았다. 황대헌은 “최근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렸다. 많이 반성하고 성찰했다”며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원팀이 되도록 선배로서 잘 이끌겠다”고 말했다.
황대헌의 ‘라이벌’ 박지원은 체력 문제를 호소하며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2차 선발전 내내 부진하면서 전체 11위로 처졌다. 지난 2월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를 따냈지만, 생애 첫 동계올림픽 출전은 또다시 다음으로 미뤘다. 하얼빈 2관왕 장성우도 1차 선발전에서 다친 오른쪽 발목 부상 탓에 9위로 밀렸다.
여자부에선 김길리(21·성남시청)가 정상(128점)에 올랐다. 2위는 69점의 노도희(30·화성시청)다. 최민정(26·성남시청)은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 1500m 금메달을 따 자동으로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고, 이번 선발전 1, 2위만 개인전 출전권을 얻었다. 단체전 출전권도 이소연, 심석희, 서휘민, 최지현, 노아름 등 3~7위에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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